
노조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로비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성과연봉제는 노조를 무력화하고 의료서비스 질을 하락시킬 것”이라며 “병원노동자들의 협업문화를 붕괴시키는 성과연봉제 확대를 조합원 4만8천명이 나서 반드시 막겠다”고 결의했다.
공단이 수간호사(4급)와 평간호사(5급)까지 성과연봉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노조가 성과연봉제 반대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대회에는 서울·대전 등 5곳의 보훈병원지부 조합원 700여명과 노조 조합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1천여명의 조합원이 로비에 가득했지만 노조가 환자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이동 통로를 만들어 안내하면서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을 이동하던 환자들이 잠시 멈춰 대회를 지켜보기도 했다.
유지현 위원장은 “성과연봉제가 확대되면 보훈병원 간호사끼리 경쟁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환자들에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병원노동자들이 빨간 머리띠를 하고 투쟁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 위원장은 “병원의 모든 업무는 의료진과 직원들의 협업체계로 진행되는데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병원의 모든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대회에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가 2013년 폐지한 서울시동부병원 노동자들이 참석해 성과연봉제 폐해를 증언했다. 이민화 서울시동부병원지부장은 “당시 병원은 성과연봉제가 시행되면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열심히 일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의 급여가 인상될 것처럼 직원들을 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의로 성과평가제를 실시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직원들의 임금역전 현상이 일어나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병원이 돼 버렸다”며 “성과연봉제는 노사 모두에게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