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위원장 송웅순)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송웅순 위원장은 “이순우 내정자가 금융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가장 큰 현안인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적임자”라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24일 이사회에 이어 다음달 14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장 선임을 최종 결정한다.

이순우 내정자는 임기가 1년 남은 우리은행장을 겸임한다. 이 내정자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한빛은행과 우리은행으로 이어지는 은행 역사의 변곡점에서 주요 역할을 해 왔다. 그에게 맡겨진 핵심 임무는 우리금융 민영화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금융 회장은 민영화 의지와 철학을 같이 할 수 있는 분이 돼야 한다”고 밝히는 등 속내를 드러내 왔다. 내부인사를 발탁한 것도 민영화를 추진하며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이 내정자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영화를 마무리하면 임기와 관계없이 회장직을 버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영화 방식이다. 신 위원장은 이미 “국민주 방식을 제외한 모든 방식을 검토하겠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메가뱅크 방식도 언급했다. 합병대상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KB국민은행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7%를 매각하는 민영화 방식으로는 일괄매각과 경남·광주은행 분할, 계열사 분리매각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6월 말까지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내정자는 “합병이 민영화의 방안이 될 수는 있지만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지도 않는다”며 “아직 합병 문제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금융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새 회장이) 정부의 눈치만 보다가 메가뱅크 같은 위험한 구태금융 정책의 선봉장으로 나선다면 그 순간부터 총력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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