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래 수사대상이 잇달아 나타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기업들의 공포가 더욱 커진 느낌이다. 많은 기업들이 대책을 마련하며 법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다.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정도의 큰 과제를 직면하고 있는데도, 이를 준비하는 자세가 조직 내부적으로도 통일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는 경우가 자주 목격된다.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올해 초 전기노동자 고 김다운님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졌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고인은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신주에서 위태로이 홀로 작업을 수행하다 참변을 당했다. ‘발주처’일 뿐이라고 사고와의 관계를 극구 부정하던 한국전력공사는 세간의 비판을 비켜 갈 수 없음을 뒤늦게 깨달았는지, 지난 1월9일 고 김다운 노동자의 작업을 포함한 ‘안전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 대책’을 내놓았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일하는 활선작업을 제도적으로 금지하고, 추락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작업자가 전주에 직접 오르는 작업도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안이 포함됐다. 노
몇 년 전, 게임업계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장시간 노동으로 심근경색이 발병해 숨진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대 청년이 사망하기 전, 그는 소위 크런치모드(crunch mode)라고 불리는 초장시간 노동을 했다고 한다. 즉 발병 전 12주 동안 야근과 초과근무를 했으며 발병 7주 전 1주일은 89시간 일하고, 발병 4주 전 1주일은 78시간을 일했다고 알려졌다. 이 사건은 무려 18년 만에 법정 노동시간을 주 68시간제에서 주 52시간제로 낮추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장시간 근로가 노동자의 건
지난 2일과 5일 현대제철 당진공장과 예산공장에서 두 노동자가 연이어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두 건의 중대재해에 대해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실제 처벌 수준이 어떨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예산공장의 경우 생산을 위탁했을 뿐이라는 변명에도 원칙적으로 실질적인 지배·운영·관리 책임이 현대제철에도 있다는 노동부 판단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예산공장에서 숨진 노동자와 현대제철의 관계는 무척이나 복잡하다. 현대제철은 예산공장의 모든 설비를 소유하고 있고, 공장 운영은 엠에스그룹
2018년 고용노동부 자문기구인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제도개선 과제 12가지를 제시했지만 제대로 이행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노동부는 2019년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산재보험 합의제 운영기구 구성 및 운영 개선방안 연구’를 위탁해 보고서를 마련했지만 제도개선은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나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공단 내부의 심사기관에 불과하다. 반면 산재재심사위원회는 법률상 (특별) 행정심판위원회다. 행정심판위의 위원장은 그 행정심판위가 소속된 행정청 인사가 되는 것이
올해 1월27일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그럼에도 여러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고, 법의 취지와는 달리 최고경영층의 처벌에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취지이지만 예방보다는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기업의 실질적인 재해예방 활동을 촉진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기업은 안전보건 관련 분야에 적지 않은 비용을 쓰고 있지만 재해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 관련 법령 준수가 아닌 처벌 회피가
“내부 전문가와 외부세력이 합세해 압도적인 힘과 정보의 우위로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노조는 불공정한 게임을 한 것.”노동조합의 보도자료 속 문구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이 2018년 삼성 노조파괴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밝힌 내용이다. 그룹 차원에서 전문가를 영입·육성하는 것에 더해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 전문가·경찰·경총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세력을 동원”해 조직적인 노조와해 공작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경찰들과 노동부 고위관료들에 대한 기소가 줄줄이 이어졌다.‘기울어진 운동장’은
2019년 7월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짜리 건물 철거공사시 갑자기 해체물이 도로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가 예물을 찾으러 차를 몰고 가던 중 그만 해체물에 맞아 예비 신부는 사망하고, 신랑은 중상을 당했다. 이 사고는 건물 해체시 무거운 하중을 견디기 위한 지지대인 잭서포트만 제대로 설치했으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전형적 인재(人災)로 밝혀졌다.이와 동일한 사고가 2021년 또 발생했다.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지상 5층 건물이 무거운
우여곡절 끝에 올해 1월27일부터 50명 이상 사업장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으나 그래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그러나 법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도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우선 경영계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반대하면서 그 논거로 △사용자를 겁줘서 안전에 투자하라는 것이 법 취지이나 그 처벌법규의 모호성으로 인해 먼저 걸린 사용자만 손해 볼 뿐 안전 투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법의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아니, 매일 들리던 누군가의 부고가 오히려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특히 더 선정적이다. 그렇다 보니 관심사가 온통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느냐, 마느냐에 있는 것 같기도 할 정도다. 마치 사고가 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중대재해처벌법 1호가 될 것인가?’ ‘적용 여부 관심’ 같은 언론보도가 즐비하다. 과연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든다. 누군가의 고통을 더 자극적으로 전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은
지난해 6월 ‘요양보호사 인권침해 토론회’에 다녀왔다. 요양보호사 2명이 근무를 하며 경험한 일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코로나19가 2020년부터 범유행하고 2년이 지나면서 거의 모든 사회적 이슈를 뒤덮었다. 많은 것들이 사회적 관심사에서 밀려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운동량 감소, 인스턴트 식품 섭취 증가 등 국민들의 건강행태가 변화했다.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행태 관리는 의료기관 입원 우선 순위에서 신종 감염병보다 뒤로 밀렸다. 코로나19 유행 한복판에서도 묵묵하게 만성질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7일‘2022년 산업안전감독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맞춰 노동부의 현장 안전감독 지침을 변경하는 취지였다. 노동부의 계획은 크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고위험 사업장 특별관리 △사망사고 핵심 위험요인 집중감독 △본사·원청 중심 예방감독 강화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지원을 축으로 중대재해가 감소될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권기섭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질 높은 감독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중대재해처벌
지난해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올해 시행할 때까지 1년 동안 정부와 기업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 왔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위험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를 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건설업 사망재해는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위험 조짐을 가장 빨리 몸으로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장 근로자다. 하인리히 1 대 29 대 300 법칙이 “인지되는 위험을 초기에 제거할 경우 하나의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필자 스스로가 오랜 고민 끝에 얻은 답은 ‘노동자 참여’다.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들이 지금껏 강조해 온 주제이지만, 필자는 이제서야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내용을 몰랐다기보다는, 그 중요성을 이제서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노동에 있어서 안전보건은 특별한 주제가 아니다. 노동력 제공 그 자체에 딱 붙어 있는 문제다. 일을 하는 모든 과정에는 크고 작은 위험이 뒤따르고, 이 위험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 사소한 위험도 있지만 죽을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안전보건 문제를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했다가 인정받지 못한 사건을 재심사하는 기관이다.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여력이 없는 노동자·유족 입장에서는 기댈 수밖에 없는 곳이다. 중요한 기능을 함에도 여러 문제와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관련한 글을 세 번에 걸쳐 쓸 예정이다.2021년 국정감사 서면답변서에서 산재재심사위는 법정 처리기한인 60일(최장 80일)을 지키지 못한 것이 법 위반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105조에 정해진 처리기한을 도과했기에 법 위반에 해당함”이라고 했다.지난해 8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에 시행했다. 시행 첫날 사고사망자가 많은 건설업종이 1호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 작업을 멈추고 이른 설명절을 시작했다. 안전보건을 생각하는 기업 경영자의 생각이 예전과 다르다는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아닌 다른 기업에서 사고가 나길 바라는 씁쓸한 모습에 과연 중대재해처벌법이 사고사망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한 지 1년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어떤 것들이 변화됐는가. 노사 양측 모두 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법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하루 전인 지난 26일. 서비스연맹이 주최한 배달플랫폼 안전배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발표된 배달라이더 노동 실태조사 결과는 배달플랫폼 노동자들의 위험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3%가 지난 1년간 1건 이상의 오토바이 사고의 경험이 있었다. 이렇게 일상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유상종합보험에 가입해 있는 노동자는 48.8%로 절반이 안 되고, 유상종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89.4%가 보험료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1년
2022년 새해가 됐지만, 달라진 것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일터에서 일하다가 희생된(정확하게는 죽음에 이른) 이들의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가 지난해 11월5일에 있었지만, 사망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중대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던 고 김다운 전기노동자의 현실은 비정하다. 사고 이후 19일간 투병하다가 안타깝게 사망에 이르렀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던 현실. 유족의 억울함이 세상에 드러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왜 그런 사고가 있었는지를 언론이 파헤치고 집중 조명
우리나라 인구 70% 이상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주택관리사는 2021년 현재 6만2천명이 배출됐으며, 주택관리 현장 전문가로 2만3천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전국 1만7천500개의 공동주택을 책임지고 있는 주택관리사의 업무범위와 책임은 안전 문제와 연결돼 있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경비업법에 경비원 업무는 안전·방범 업무로 규정돼 있으나, 공동주택관리법을 적용받는 공동주택 경비원은 입주자의 생활편의를 위한 보조업무를 많이 한다. 입주민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공동주택관리자들에게 일부 주민들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연일 언론보도가 넘쳐난다. 대부분이 기업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한 방편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과 관리라는 이 법의 취지는 어디로 갔을까.우리는 운전석에 앉으면 안전띠를 맨다. 이제는 단속에 걸릴까 봐 매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별다른 생각 없이 운전할 땐 습관처럼 매는 것이다.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엄포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안전띠 착용 의무는 1980년 고속도로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