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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 사각지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피해자들산재 신청률·직업 복귀율 낮아 … 직업재활급여사업은 PTSD 노동자에게 '그림의 떡'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2017년 5월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타워크레인 충돌사고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됐지만 PTSD 산업재해요양급여 신청률과 산재인정 노동자의 직업복귀율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 이후 산재트라우마 관리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사고 목격자이자 또 다른 피해자인 노동자들은 트라우마가 산재로 인정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사회 편견·사업주 눈치보기로 인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호소한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원직복귀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근로복지공단 직업재활급여사업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라우마 산재신청자 전체 대비 0.029%
5년간 직장복귀자 105명 중 57명에 그쳐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일명 트라우마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는 전체 건수의 0.029%에 불과했다.

트라우마 산재인정 노동자 가운데 직업에 복귀한 노동자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5명 중 57명에 그쳤다. 원직복귀자가 28명, 재취업자는 29명이다.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트라우마로 산재를 신청한 건수는 137건이다. 같은 기간 전체 산재신청 건수는 46만6천930건이다. 연도별 트라우마 산재신청 건수는 2015년 17건에서 2016년 32건, 2017년 27건, 지난해 40건에 이어 올해 6월 말 현재 21건을 기록했다. 이 중 22건이 불승인됐다. 트라우마 산재요양 기간은 대부분 5개월 이상이었다.

정부는 2017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타워크레인 사고 후 대형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산재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노동자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산재트라우마 관리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러나 트라우마가 산재인정 대상인지 여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시기였다. 당시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들이 산재신청 과정에서 “가능성 없는 산재신청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을 정도다.

게다가 정부의 산재트라우마 관리프로그램 확대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 관련 트라우마 산재인정자는 13명밖에 안된다. 노동계에 따르면 사고 당시 출근한 노동자는 1천623명이다. 크레인 충돌사고를 목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만 최소 300여명이다. 이들 중 단 4%만 산재를 인정받은 셈이다. 7명은 여전히 산재요양 중이다.

삼성중 사고 목격자 최소 300명 중 13명만 산재인정
문진국 “산재트라우마센터 전문인력·인프라 부족”


근로복지공단은 올해부터 인천병원에서 산재트라우마치료센터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산재 외상을 겪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신질병 평가와 상담치료를 한다. 한데 전문인력은 의사·간호사·임상치료사 각 1명이다. 산재트라우마치료센터라는 이름이 창피할 정도다. 이는 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단은 "외상사건을 동반한 정신질병의 업무관련성 조사를 확대하겠다"며 올해 4월부터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특별진찰을 했다. 특별진찰을 하는 공단 소속 인천·안산·창원·대전병원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과 정신보건임상심리사 1명 등 2명씩 배치돼 있을 뿐이다. 특별진찰 시행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달 말 현재 인천·안산·창원·대전병원 특별진찰 접수 건수는 64건이다. 이 중 처리건수는 29건이다. 산재트라우마치료센터가 있는 인천병원에서는 단 3건만 처리했다.

문진국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트라우마 관리는 걸음마 수준으로 특히 산재트라우마치료센터는 전문인력·예산·인프라 모두 부족한 실정”이라며 “직업적 산재트라우마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근로자건강센터 같은 전문상담기관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재요양 종결해야 직업재활사업 참여 가능
이용득 “직업재활사업 PTSD 재해자까지 확대 시급”


트라우마 피해노동자들은 산재를 인정받아도 요양종결 후 사회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중공업 트라우마 피해노동자들은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트라우마로 산재를 인정받으면 근로복지공단의 직업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다”며 “치료를 위해 요양급여를 받아야 하지만 새로운 직장을 얻고 사회로 복귀하려면 요양급여를 중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공단 직업재활급여자 직업재활프로그램은 산재 장해등급 1~12등급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장해등급 중 가장 낮은 14등급인 트라우마 산재피해자들은 참여할 수 없다. 게다가 직업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산재요양을 종결해야 한다.

이용득 의원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재해자의 경우 직업재활급여사업 참여가 제한돼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원활한 직업복귀를 위해 직업재활사업 대상을 장해등급 14등급인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재해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진국 의원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요양치료를 받은 노동자들의 직장복귀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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