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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위험 노출되고 해고 위협받는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접고용으로 문제 해결해야” … 6월26일 2차 파업 예고
▲ 최나영 기자
“처음에 아무 얘기도 듣지 못하고 응급실에 들어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연기가 확 나더라고요. 약품 원액을 희석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원액을 쓴 거죠. 어떻게 청소하라는 지시(교육)를 안 받았으니까….”

국립대병원에서 청소업무를 했다는 영상 속 한 노동자가 일하다 겪은 위험한 상황을 전했다. 영상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증언대회에서 상영됐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민주일반연맹이 증언대회를 함께 열었다.

현실을 알리려 국회 의원회관을 찾은 이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변성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조직국장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야간에 청소노동자 한 사람이 3개 층을 담당하고, 본관은 3명이 12층짜리를 모두 감당하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한정된 도급비 탓에 인력 부족 시달려”

변성민 국장은 한정된 도급비를 사용해야 하는 간접고용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부족한 인력은 환자 안전도 위협한다. 변 국장은 “수술실과 응급실은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어느 곳보다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이라며 “적출물을 치우고 혈흔을 닦아 내고 침대를 소독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인력이 항상 부족해 환자들이 사용했던 침대를 소독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감염 위험을 우려했다. 업무 도중 주삿바늘에 찔리기도 하는데, 바늘에 어떤 균이 묻었는지조차 몰라 대처하기도 힘들다는 목소리다. 변 국장은 “정규직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노사협의체 같은 기구에서 안전문제를 논의할 수 있지만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문제를 제기할 통로가 없어서 개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북대병원에서 9년간 일하다 올해 정년퇴직한 이계옥씨도 발언에 나섰다. 이씨는 “노조를 만든 뒤 바뀐 새 용역업체가 수년 동안 경북대병원에서 일했던 청소노동자에게 면접을 다시 보게 하고 수습기간 3개월을 부여하며 노조탈퇴서를 받는 일이 있었다”며 “조합원 폭행과 징계 등 부당노동행위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부당해고 증언이 이어졌다. 김종숙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전남대병원 용역업체가 기계관리실에서 홀로 노조활동을 하는 노동자를 명령 불복종 등의 이유로 해고했다”며 “단체협약상 징계절차·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보복성 해고”라고 비판했다.

박종호 공공연대노조 제주대병원분회장은 직접고용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다. 박종호 분회장은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전문가협의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업체가 정년 60세 기준을 내세우며 노동자를 해고했다”며 “투쟁을 통해 2주 만에 다시 복직하기는 했지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부산대병원은 정규직 전환 논의 과정에서 자회사 고용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8천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결과가 나왔는데 밝히지 않고 있다”며 “자회사 방식은 문제가 많은데 집착하는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달 안에 직접고용 완료해야”

국립대병원 비정규 노동자들은 “업체 입장에서는 1~2년 계약기간만 버티다 가면 그만이고 병원은 책임을 회피하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립대병원이 노동자를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립대병원 파견·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율은 0%에 가깝다.

3개 노조·연맹은 조속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이달 26일 2차 공동파업을 한다. 3개 노조·연맹은 모든 국립대병원이 이달 안에 직접고용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대부분 이달 말로 병원과 업체 간 계약이 만료되지만 7월 말이나 연말까지 계약돼 있는 곳도 있다”며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말고 이달 안엔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업무는 상시·지속업무이자 생명·안전업무인 만큼 자회사 전환이 아닌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장은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 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재정적 압박이라고 생각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으면 국립대병원이 매년 받는 수백억원의 재정지원을 유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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