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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육십부터" 콜텍 해고자 김경봉씨 환갑잔치에 '들썩'
▲ 배혜정 기자

"경봉이형~ 생일 축하해요!"
"인생은 육십부터예요."

3일 오후 평소 구호 요란했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한바탕 잔치가 열렸다. 13년째 거리에서 복직투쟁 중인 콜텍 해고노동자 김경봉씨 환갑잔치였다.

길 위 환갑잔치였지만 부족함은 없었다. 콜텍 투쟁 13년 역사를 담은 사진 병풍을 무대 삼아 축하 풍물놀이부터 민중가수 박준씨의 노래공연, 선물 증정식까지 행사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 100여명은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생일축하 메시지를 썼다.

그런데 정작 잔칫상을 받아야 할 주인공은 보이지 않았다. 전날 본사 3층 옥상에 올라 스스로를 가둔 탓이다.

세상 어디에 건물 옥상에서 환갑 잔치상을 받는 사람이 또 있을까마는 김씨는 옥상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잔치를 즐겼다. 환갑 전 명예롭게 복직하고, 명예롭게 퇴직하겠다는 소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김씨는 "오늘만큼은 정말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매일노동뉴스>에 "누가 이런 생일상을 받아 볼 수 있겠냐"며 "동지들과 함께 생일을 맞을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 배혜정 기자

손님들이 바리바리 가져온 환갑선물은 또 다른 해고자이자 단식자 임재춘씨가 김씨를 대신해 받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손편지 글을 담은 액자를, 문정현 신부는 "진실의 힘"이라고 새긴 서각을 보내왔다. '봄-겨울을 뚫고 나온 마늘'이라는 제목의 판화를 선물한 이윤엽 작가는 "가을에 심어 언 땅을 뚫고 나온 마늘 싹처럼 경봉이형이 봄 같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잔치는 즐거웠지만 콜텍 해고자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해고자 복직교섭은 진전이 없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8차례 교섭을 했지만 모두 결렬됐다. 지난달 7일 박영호 사장이 처음 참석한 해고자 복직교섭에서도 회사측 입장 변화는 없었다. 회사는 정리해고 사과와 해고자 복직을 거부했다. 또 해고자 25명의 정리해고 기간 보상금을 13년 전 당시 희망퇴직자 위로금 이상으로는 줄 수 없다고 했다.

임재춘씨는 지난달 12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김경봉씨는 옥상으로 향했다.

이날부터는 이승렬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신지혜 노동당 대표·류성이 노동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이동민 문화민주주의 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이혜정 인권운동네크워크 바람 활동가 등 5명이 콜텍 본사 앞에 텐트를 치고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환갑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은 "언제까지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이 거리를 떠돌아야 하느냐"며 "정년 전에 회사로 돌려보내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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