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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내친 서울교통공사] 비용·효율 앞세워 '무인운전·무인역' 시범운행 밀어붙여"안전은 뒷전" 반발 잇따라 … 노조 “7월1일부터 사장 퇴진투쟁” 경고
▲ 윤자은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최근 두 차례 지하철 8호선 구간에서 전자동운전(DTO, Driverless train operation) 시범운행을 하자 서울교통공사노조(위원장 윤병범)가 "지하철 무인운전 추진을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공사는 여러 역을 1인이 관제하는 ‘스마트 스테이션’ 사업도 밀어붙이고 있다. 노조는 이달 말까지 공사가 무인운전·무인역 사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김태호 사장 퇴진투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 매주 8호선 DTO 시범운영

노조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혈세까지 낭비하는 무인운전·무인역사 추진을 폐기하라”며 “김태호 사장은 독단적인 황제경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공사는 지난 15일과 20일 8호선 전 구간에서 DTO 시범운행을 했다. 28일과 다음달 5일에도 시범운행을 한다. 현재 1~4호선은 2인 승무, 5~8호선은 1인 승무로 운행되고 있다. 노조는 “공사가 전자동운전으로 포장하면서까지 지하철에 무인운전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무인운전 시스템은 사고예방과 안전운행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사측은 "무인운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공사 관계자는 “무인 시스템인 UTO(unattended train operation)와 DTO는 다르다”며 “기관사가 탑승하기 때문에 고객 안전과 서비스, 해외시장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이와 별도로 올해 10월 5호선 군자역에 스마트 스테이션 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스마트 스테이션 관리시스템은 지능형 CCTV가 상황을 감시한다. 적절한 조치를 자동으로 수행하면서 가상순찰도 하는 시스템이다. 화재 경보가 울리면 원격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공사측 설명이다. 모든 역에 역무원이 상주하지 않고 4~5개 역을 묶어 관제시스템으로 관리한다. 노조는 스마트 스테이션 시스템이 전체 역으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외주화 제안한 맥킨지 보고서 부활?

맥킨지는 2013년 서울시 발주를 받아 작성한 지하철 두 공사 경영혁신 컨설팅 보고서에서 UTO 전 단계로 DTO를 제안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 "도입 초기 지원인력 1명이 탑승하는 DTO 방식으로 시민의 불안요소 경감" "기관사 인력은 2032년까지 자연퇴직 및 타 부서 재배치를 통해 점진적으로 조정"이라고 명시했다. 맥킨지는 2023년에 50억원, 2030년에는 590억원 이익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교통공사가 무인운전·무인역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짐잘할 수 있다.

당시 5~8호선에 무인운전 도입을 제안한 맥킨지는 1~4호선에는 스크린도어(PSD) 유지·보수와 경정비·역사운영 외주화를 주문했다. “해외사들은 더욱 다양한 부문을 아웃소싱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노조는 공사의 무인운전·무인역 추진 방침이 경제적 실익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는 2016년 6월 “8호선 DTO 구축은 경제적 실익이 없다”며 “승무 부적격자 대책으로 사고 등 이례상황 발생시 신속한 조치가 곤란해 부적합하다”고 사측에 회신했다.

공사가 노조와 서울시 반대를 무릅쓰고 무인운전 사업을 강행하는 모양새다. 공사 차량본부는 올해 4월 작성한 DTO 추진계획(안)에 "장기과제로 UTO를 한다"고 명시했다. 노조는 “시설투자비용으로만 수천억원의 시민 혈세가 들어간다”며 “이런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곳은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민간기업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공사측이 무인운전과 무인역 사업을 이달 말까지 중단하지 않으면 다음달 1일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서명지를 취합해 서울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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