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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2013년 노동부 vs 2018년 노동부] 삼성전자서비스 데칼코마니 LG유플러스 불법파견은?
   
LG유플러스 제주지점이 지난해 7월 오전 제주시청 앞에서 영업목적의 가두캠페인을 하기로 계획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참여하라고 공지했다. 통신업체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가 섞여 캠페인을 했다. 그러자 불법논란이 일었다. 협력업체 노동자를 원청 직원이 부렸으니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전국 72개 홈서비스센터(센터) 운영을 협력업체에 맡기고 있다. 매년 위탁계약을 갱신하거나 해지하는 형식상 도급계약을 맺는다. 그런데 비단 제주지점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 협력업체 곳곳에서 불법파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 차원에서 노조파괴 공작을 하며 불법파견 증거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는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관리 방식이 흡사해 주목된다.

원청 지휘·감독 정황 곳곳에

고용노동부 ‘근로자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파견과 도급은 ‘파견사업주 실체’와 ‘파견사업주 지휘·명령’ 여부로 구분한다. 채용·해고 결정권, 소요자금 조달·지급 책임, 작업배치·변경 결정권, 업무지시·감독권, 업무수행 평가권 등을 원청이 가지고 있다면 원청과 협력업체 노동자 관계는 '근로자파견'일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가 꼭 그렇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72개 센터 중 55개 센터의 사무실을 얻어 줬다. 건물주와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부담했다. 뒤에 협력업체와 전대차계약을 체결해 사무실을 제공했다. LG유플러스가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업무를 지시한 증거도 있다. 지난해 7월 단체채팅방 대화내용에 따르면 원청 관리자(영업팀)는 협력업체 설치·수리기사에게 “○○골프텔 AS 발생 빠른 처리 요망”이라고 요구했다. 설치·수리기사는 “확인하겠습니다”라고 답하곤 이후 “해결됐습니다. 셋탑불량 교체”라고 보고했다.

원청이 영업지표를 제시하고 실적을 관리한 흔적도 있다. 원청 관리자가 2015년 협력업체에 보낸 이메일에는 개통요청 건수·기사지정 건수·처리 중 건수·월 누적개통 건수·달성률 등 협력업체 실적이 담겨 있다. 실적은 원청이 만든 지표에 반영됐다. 희망연대노조는 “원청은 협력업체와 실적을 공유하며 사실상 평가에도 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어떨까.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과정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법원에 제출한 불법파견 의혹 수시근로감독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169개 하청센터와 사무실 무상사용 대차계약을 했다. 하청 외근사무실 97곳은 하청에서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한 뒤 원청에 임차계약서 사본을 제출해 보증금 이자와 월세를 받았다. 운영 수수료 명목이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를 지휘·명령한 정황도 부지기수다. 노동부 근로감독 보고서에 따르면 원청은 제품의 문제점, 수리시 주의사항을 전산시스템인 'Single' 'K Zone'을 통해 하청에 전달했다. 원청이 직접 하청 노동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업무수행 결과를 평가한 사례도 언급됐다. 민변 노동위원회 삼성노조파괴 대응팀에 참여하고 있는 조현주 변호사는 “원청이 협력업체 서비스기사를 독려하는 것을 넘어서 업무수행을 평가했다는 사실은 원청이 지휘·명령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실태조사 마친 노동부, 다음 판단은?

노동부는 2013년 6~8월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근로감독 뒤 적법도급 판정을 내렸다. 법원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2013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지난해 1월 기각했다. 최근 노동부가 근로감독 보고서 요약본을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원의 판결에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계는 LG유플러스 불법파견 의혹과 관련해 파리바게뜨 사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노동부가 파리바게뜨에 제빵·카페기사 불법파견 시정을 지시한 판단이 LG유플러스에도 내려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다.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 채용부터 평가·임금·승진에 이르기까지 기준을 만들어 놓고 그대로 시행했다.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QSV)가 SNS 단체채팅방을 통해 제빵기사들의 출퇴근시간을 관리했다. 품질관리사는 채팅방에서 "생산일지를 등록하라"거나 "가맹점 청소를 해라" 혹은 "케이크를 빨리 만들라"는 식으로 업무지시를 내렸다. 노동부는 직영점·위탁점·가맹점 56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파리바게뜨가 5천378명의 제빵노동자를 불법파견 사용했다고 지난해 9월 판단했다. 파리바게뜨는 노동부의 직접고용 시정지시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파리바게뜨 신청을 각하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20일 LG유플러스를 상대로 2주간의 불법파견 혐의 실태조사를 마무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 정리단계에 있으며 5월 말쯤 근로감독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불법파견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2013년 노동부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며 “문재인 정부 노동부는 대기업이라는 장벽 앞에서 움추러들지 말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고용 선언을 한 것처럼 불법파견 의혹을 사는 간접고용 사업장들도 직접고용을 선언하길 바란다”며 “직접고용하면 비용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사가 다투는 비용보다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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