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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조혐오 어디까지] “노조 탈퇴하면 인사상 이익 주겠다”팀장 노조가입 차단 위해 사전대응 모색 … 장투불 사장 “우리가 실적을 못 내는 이유는 노조 때문”
   
▲ 페르노리카코리아노조가 지난 5일부터 페르노리카 코리아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영업총괄전무 사퇴와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노조>
발렌타인·시바스 리갈 같은 세계적인 스카치위스키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노사관계 정상화”라는 목표 아래 팀장의 노조가입 차단을 사전에 모의하고 단체협약 해지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프랑스 출신 장투불(Jean Touboul) 사장은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노조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팀장 노조 가입하면 팀원으로 강등?

7일 페르노리카코리아노조(위원장 김귀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 코리아 장투불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진이 회의를 갖고 노조 와해 전략을 짠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지난해 6월26일 A인사전무가 B재무전무에게 보낸 ‘팀리더 노동조합 가입’ 이메일에는 회사 입사와 동시에 노조에 가입되는 유니언숍(Union-shop)과 관련한 회의 내용이 담겨 있다.

A인사전무는 이메일에서 팀장 노조가입으로 조합원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팀장들이 노조에 가입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조치로 "팀원 강등과 팀원 TO가 없는 경우 퇴직"을 제시했다. A인사전무는 이 같은 내용이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적인 것을 고려할 때 제안할 수 있는 것은 그(팀장)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도록 설득·경고·동맹하는 것”이라며 “HR(인사관리) 관점에서 용의주도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지속적으로 다른 팀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행동조치와 관련해 장투불 사장과 경영진·법무(상무) 지원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이메일은 장투불 사장과 법무상무·영업총괄전무·마케팅전무에게 전송됐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팀장의 노조가입은 없었다. 이강호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조 친화적인 팀장이 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작전을 모의한 것”이라며 “노조가입을 이유로 실제 팀장을 팀원으로 강등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모의한 것은 충분히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회유와 탄압에 노조를 탈퇴하고 퇴사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8월 C영업총괄전무는 한 영업사원에게 “인사상 이익을 주겠다”며 노조탈퇴를 권유했다. 당사자는 곧바로 노조에 해당 사실을 제보했다. 노조는 장투불 사장에게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회사는 “노조가 근거 없는 내용으로 회사를 혼란에 빠트린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영업사원은 결국 올해 4월 퇴사했다. 퇴사 2주 전 노조를 탈퇴했다.

이강호 수석부위원장은 “영업사원이 회유를 당한 사실을 진술한 녹취가 있다”며 “C영업총괄전무는 그에게 ‘노조에 얽매여 있어서 그렇지 노조가 아니면 지금보다 나은 인사상 이익을 줄 수 있다. 노조를 탈퇴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 “부당노동행위 저지를까 걱정된다”

2년 전 부임한 장투불 사장은 반노조 성향을 드러내며 노조혐오 발언을 계속했다. 지난해 4월14일 회사 관계자들과 사장실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번역본)에서 장투불 사장은 “우리가 실적을 못 내는 이유는 노조의 힘 때문”이라며 “회사 성과에 비해 너무 많은 혜택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화를 위한 방안으로 유니언숍 해지를 요구했다.

장투불 사장은 “우리가 (노조가입을) 비강제적으로 만들면 조합원 비율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라며 “뒤로 물러나 월급만 받는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과 회사에 해롭다. 그런 사람들은 해고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그 자리에 있던 회사 관계자는 “당신의 흥분된 마음이 걱정”이라며 “사람들이 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노조활동 개입 등 부당노동행위 같은 실수를 저지를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장투불 사장은 “중요한 지적”이라며 “굉장히 흥분되지만 직원들에게는 티를 내지 않겠다”고 답했다.

장투불 사장은 지난해 6월26일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의 목표는 노사관계 정상화”라며 경영진에게 목표달성을 위한 각자의 역할을 지시했다. 법무상무에게는 “철저한 단체협약 분석을 통해 언제 어떻게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해지가 가능하다면 어떤 조항이 계속 적용되고 해지되는지를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노조는 C영업총괄전무가 직원들에게 "X같은 새끼" 혹은 "X발 새끼"라고 욕설을 하고, “기분이 나쁘다”며 씹던 껌을 씹으라고 준 사실을 폭로했다. 피해 직원들은 노조에 낸 진술서에서 C영업총괄전무가 자신의 집 청소를 시키는가 하면, 판매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자 “밥 먹을 자격도 없다”며 사람들이 지나는 길에서 “대가리를 박아라”고 해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노조는 5일부터 페르노리카 코리아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C영업총괄전무 사퇴와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귀현 위원장은 “회사가 지난해 6월 단협 갱신을 요구하며 교섭을 요청했는데, 결국 그 속내에는 단협 해지를 통한 노조 와해전략이 있었다”며 “경영진의 인권유린과 폭언·갑질, 부당노동행위를 노동부에 진정·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측은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항을 파악해 담당자가 연락을 드리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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