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와 기업노조·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지난 2015년 12월30일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했지만 끝내 이행되지 않았다.(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올해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한 쌍용자동차와 기업노조·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김득중)의 3자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 지부가 복직투쟁을 다시 준비하면서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로 촉발된 사회적 상처가 재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부는 22~23일께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해고자 복직을 위한 투쟁계획을 논의한다고 18일 밝혔다. 8월부터 기자회견·농성 같은 거리투쟁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12월 노·노·사 3자는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전원을 올해 6월 말까지 단계적 복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복직자는 지난해 2월 18명과 올해 4월 19명 등 37명에 그쳤다. 복직하지 못한 해고자는 130명이다.

쌍용차의 경영상황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상반기 내수 판매실적이 5만3천469대로 8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내·외수를 합한 실적은 7만345대로 지난해 상반기 7만4천577대보다 5.7% 감소했다. 국제 경기침체에도 내·외수 시장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는 이달 초 열린 복직점검위원회 회의에서 추가 복직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지부에 알렸다. 경유차 환경규제가 강화될 경우 회사 경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남은 해고자들의 복직이 불투명해지자 지부는 길거리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욱 지부 사무국장은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부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싸움 말고는 없는 상황"이라며 "2015년 12월 3자 합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정리해고로 2천600여명의 해고자가 발생한 뒤 2015년 4월까지 쌍용차 해고자·무급휴직자·희망퇴직자와 그 가족들 28명이 몸과 마음에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죽음의 행렬은 3자 합의가 나온 뒤 거짓말처럼 중단됐다.

그런데 올해 5월 복직대기 해고노동자의 아내가 목숨을 끊었다. 지부도 아내를 잃은 노동자도 이 소식을 외부에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지부는 죽음의 행렬이 다시 시작될까 초조해하고 있다.

한편 지부는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 있는 지부사무실을 카페로 바꿔 19일부터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공장으로 복직한 노동자와 해고자, 연대했던 사람들이 찾아와 편안하게 쉬고 연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이날 개소식에서 지부는 "복직싸움에 연대해 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김득중 지부장은 "해고 이후 8년 동안 회사 정상화를 바라고, 복직명령을 기다려 왔던 130명에게 남은 것은 합의 불이행과 17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뿐"이라며 "다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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