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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불가침 권리 아닌데] "정부 월권 지침, 노사관계 갈등 증폭시켰다"국회에 의한 정부 통제 강화 필요성 대두 … "경영권 불가침 권리로 보는 사법부 시선 바꿔야"

금속노조 두원정공지회·한국펠저지회 등은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단체협약을 회사와 체결했다. 그런도 고용노동부는 2010년 부당노동행위 전수조사 후 전임자 급여지급·운영비 원조 등이 포함된 단협시정을 지시했다. 금속노조는 시정명령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 끝에 모두 패소했다. 전임자를 줄이는 등 지회의 노조활동은 위축이 불가피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확정했다. 성과연봉제를 비간부직까지 확대하고 성과연봉 비중과 차등 폭을 늘리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바꾸는 내용이지만 이후 공공기관 현장에서는 노사합의 없이 성과연봉제가 강제 도입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정부 지침·단협시정 기울어진 운동장 만들어"

노동시장에서 기업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노사 자율교섭을 제약하고 있는 정부지침과 단체협약 시정지도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의 경영권을 불가침 권리로 여겨 단체교섭의 활동범위를 제약하는 사법부의 판단잣대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병원·서형수·이용득·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사경영권 보호논리의 허구와 노사자율 파괴정책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고용노동부는 기업과 노조가 맺은 단체교섭에 개입해 노사관계에 정부 영향력을 높이는 정책을 꾸준히 펴고 있다. 올해 3월 내놓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개선 지도계획'이 대표적이다.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불합리한 사항 등을 개선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토론회 발제에 나선 송영섭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장)는 "운영비원조·시설편의제공 등 법원에서 위법을 다투고 있거나 오히려 법원에서 적법하다고 인정한 부분까지도 노동부는 개선을 지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인사경영권 확대, 즉 쉬운 해고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노조의 동의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회 통제 강화하려면, 장관 탄핵소추·해임건의안 필요"

회사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와 직장폐쇄 문제로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갑을오토텍은 최근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에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노동부의 시정권고를 근거로 배치전환·징계절차에 지회가 참여하도록 한 단협 개정을 요구했다. 그런데 갑을오토텍 단협에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단협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 있다. 송 변호사는 "사용자에게 유리하도록 정부가 노사관계에 개입하면서 갑을오토텍 등 다수 사업장 노사관계가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체협약 시정명령제도를 삭제하고 노동부 장관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내용의 행정지침을 시행할 경우 탄핵소추나 해임건의안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6월16일 공기업 30곳과 준정부기관 90곳 등 모두 120개 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양대 노총이 조사를 했던 120곳 중 54곳(45%)은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 거친 상태다. 우지연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성과주의 임금체계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인 임금을 경영권 사항으로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정부의 이 같은 시도는 단체교섭권·노사대등 결정원칙 형해화로 이어져 사용자에게만 지극히 유리한 근로조건 결정시스템이 공고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경영에 도전했던 노조 역사 인정해야"

헌법으로 보장하는 노동 3권과 달리 헌법에 한 줄도 나오지 않는 경영권이 불가침 권리로 인정되는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은배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경영권은 법률상의 권리가 아니라 사용자측에서 근로자의 노동 3권에 대항하기 위해 마련한 이념적인 산물로 관념적인 용어에 불과하다"며 "노조 활동은 기업 경영에 도전해 온 역사인데 경영권을 이유로 교섭사항에서 경영에 관한 사항을 배제해야 한다는 논리는 노동 3권 발전의 궤적을 볼 때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야당과 함께 자율교섭에 간섭하는 정부 지침과 타임오프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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