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고 최종범씨가 55일 만에 안식을 얻었다. 노조에 가입한 후 전태일 열사를 알게 되고 존경하게 됐다던 고인은 지난 24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의 무덤에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영면했다.

10월31일 자살한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직원인 최종범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노사 간 합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급기야 동료들과 유족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까지 나섰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사측으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총은 이달 20일 △노조활동 보장 △외근기사 차량지원 △임단협에서 임금체계 개선 성실 논의 등에 합의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7월14일 설립됐다.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 생긴 노조인 만큼 설립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진짜 사용자는 삼성전자서비스"라며 위장도급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지사 3곳·지점 3곳·직영센터 2곳·콜센터 1곳·협력업체 AS센터 4곳을 상대로 수시근로감독을 벌였다. 하지만 노동부는 “위장도급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동계와 야권은 “간접고용의 심각성을 외면한 삼성 봐주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0월 삼성그룹의 노사전략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담긴 내용대로 삼성전자서비스가‘노조 흔들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노사전략 문건이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종범씨의 자살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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