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셧다운 시켰으면 좋겠어요. 청와대를 중심으로 마비시키자고요.”지난달 27일 저녁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 15명 안팎의 ‘누리꾼’들이 모였다. 이달 25일 예정된 국민총파업과 관련해 민주노총이 마련한 간담회였다. 한 누리꾼은 “서울 시내 30곳을 점거하는 ‘멀티 가투’를
민족의 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연휴를 앞두고 들뜨기 마련이지만 그 이면에는 시름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우체국 집배원들 역시 그중 하나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17일부터 30일까지를 ‘설 우편물 특별 소통기간’으로 정했다. 연중 우편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다. 연평균 3천364.8시간의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의 업무가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달 18일 내놓은 통상임금 판결과 그에 따른 해석을 둘러싼 상황이 그렇다. 우리나라 국민 중 통상임금의 요건인 고정성·정기성·일률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신의칙·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재직요건·퇴직
#1. 며칠 전 프레스 톱날에 손가락 두 개를 잃은 김씨는 밤을 지새우며 고민한 끝에 가운데 손가락을 포기하기로 했다. 약지 봉합에는 중지보다 두 배가 많은 1억2천만원의 수술비가 필요하다. 10년 전부터 한시도 빼놓은 적이 없는 결혼반지가 끝까지 그의 눈에 밟혔다. 아내와 결혼할 당시만 해도 이 같은 치료비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모든 게 바뀐 의료보험
파부침선(破釜沈船). 지난달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브리핑하면서 사용한 말이다. 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에 구멍을 내 가라앉혔다는 초나라 항우의 고사에서 나온 것으로,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뜻이다.현오석 부총리가 결사항전의 대상, 곧 적으로 지목한 곳
제2의 서울동물원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서울동물원 맹수사에서 일하던 심아무개 사육사가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물려 목숨을 잃었다.22일 가 확보한 서울동물원 내부문서에 따르면 이번 사망사고를 초래한 원인과 유사한 일이 대동물관에서 재연된 것으로 드러났다.◇“맹수사 이어 코끼리사도 빨간불
"한 지붕 네 가족." 지난달 24일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사육사가 물리는 사망사고가 일어난 서울대공원 서울동물원의 고용형태를 빗댄 말이다. 서울동물원에는 공공기관에서 볼 수 있는 고용형태가 총망라돼 있다. 사육사들은 △기능직 공무원(21명) △계약직 공무원(27명) △공무직(무기계약직)(23명) △위탁직(4명) 형태로 고용돼 있다. 고용형
#1. “경주 5분 전입니다. 마권 구매 확인하세요.”지난달 17일 오후 5시59분 서울경마공원. 스피커에서 경주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들리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더욱 커진다. 발매창구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17번째 경기. 오늘의 마지막 경기다. ‘동반자’ 입장, ‘삼정불매’ 입장. 이날 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시켜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이 안갯속을 걷고 있다. 올해 6월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이를 처리하기로 공감대를 이뤘지만 최근 신계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연내 통과가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통상임금에 버금가는 핵폭탄
#1.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황아무개(43) 교사와 그의 동료들은 11월3일 학생의 날을 앞두고 10월 하순께 계기수업을 진행했다. 계기수업은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학교측에서 사전에 수업내용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일부 교사의 수업내용도 문제 삼았다.이른바 사전검열이었다. 계기수업이 학교현장에서 정
교육현장을 흔적 없이 떠도는 유령이 있다. 바로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음지에서 학교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 실체가 가려져 있다.5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학교비정규직인 학교회계직이 일하는 직종은 27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15만2천여명이 있다. 노동계는 야간당직·청소노동자를 비롯한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파견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지난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만난 한 공기업 노동자는 최근 정부 주도로 몰아치고 있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앞으로 닥쳐올 한파에 대한 체감온도는 노사가 다르지 않았다. 이달 14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
김밥을 나눠 먹으면서도 악보를 본다.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연습곡을 들으며 음을 잡아 보기도 한다. 가 지난 20일 저녁 7시에 찾은 서울 마포구 ‘인권중심 사람’ 강의실은 공연을 앞둔 무대 뒤편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 모인 이들은 정장 차림의 전문 가수들이 아니다. 공장·회사·학
올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일본 애니메이션 의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27)는 작품 속 거인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피시방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얻었다. 술에 취해 말이 통하지 않는 ‘손님’을 상대하면서 느꼈던 공포가 ‘거인’을 탄생시켰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거인은 지
“인간적으로 정말 불쌍하죠. 갑갑하기는 우리도 마찬가지고요.”공기업 A사 노조간부 B씨가 최근 회사에서 채용한 시간제에 대한 물음에 대뜸 한숨을 내쉰다. A사는 지난달 초 58명의 시간제 노동자를 채용했다. 군대를 다녀와 20대 중반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거나 졸업을 앞둔 청년들이다. 매년 전일제로 뽑던 고졸채용
건설노조(위원장 이용대)가 매년 추석을 앞두고 벌이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유보임금을 근절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이다. 유보임금(일명 쓰메끼리)은 일종의 체불임금이다. 건설노동자들은 이달 임금을 바로 주지 않고 그 다음달 15일 이후에 지급하는 것을 유보임금으로 본다.최근 상당수 건설현장에 하루 8시간 노동이 도입되고, 건설노동자들에게 작업중지
올해 5월 방영된 TV드라마 13회 부제는 ‘아프니까 계약직이다’였다. 계약직 사원 정주리(정유미분)는 비정규직 주제에 ‘사내 기획안 공모전’에 응모했다는 이유로 황 부장(김응수분)의 미움을 산 뒤 계약해지 통보를 받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미스 김(김혜수분)이 황 부장을 유도경기장으로 불러
올해 8월 전국공무원노조 설립신고에 대한 정부의 4번째 취소·반려통보에 이어 이달 24일 전국교직원노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로 한국 정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현황이 국제사회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는 ILO 제87호 협약(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과 제98호 협약(단결권 및
확실히 인기가 줄었다. 박근혜 대통령 얘기다. 할머니 할아버지 사이에서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린 그이지만, 기초연금 논란의 여파가 크긴 컸다.지난 25일 오후 '2013 서울 시니어페스티벌'이 열린 서울광장을 찾았다. 기초연금 논란에 대한 노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온도차가 느껴졌지만 “대통령이 잘했다”는 대답은 나오
간접고용은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와 사용하는 사업주가 다른 고용형태다. 사내하청이나 용역·외주, 민간위탁 모두 간접고용에 속한다. 형식적인 사용자가 둘이다 보니 간접고용 노동자는 헷갈린다. 사용사업주는 간접고용 노동자에게 사실상 급여를 지급하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노동자들과는 맞부딪히지 않는다. 도급업체 노동자에게만 위험한 일을 시키고 산업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