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임원선거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선거운동은 27일 자정에 끝나고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투표다. 유권자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위원장 후보 4명에 대한 지지 글을 연재한다.<편집자>

김갑수 철도노조 전 수석부위원장

저는 철도노동자입니다.

94년 철도청에 입사한 이후 여러 동지들과 함께 어용노조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습니다. 강고한 노조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2000년 철도노조 청량리지부장에 당선되고, 2001년에는 감격적인 철도노조 민주화를 일궈 냈습니다. 당시 철도·발전·가스노조를 중심으로 국가기간산업 민영화 반대 공투본이 결성됐는데, 저는 민주화한 철도노조의 조직국장으로 공동투쟁을 준비하며 이호동 위원장 후보와 처음 만났고, 2002년 2월25일 역사적인 국가기간산업 민영화 반대 동맹파업을 함께 조직했습니다.

이후 2004년 이호동 후보는 공공연맹 위원장으로, 저는 수석부위원장으로 함께 일하며 7·21 전국 지하철노조 총파업을 조직·지원했습니다. 그해 11월에는 공공연대 소속이었던 공무원노조의 사상 첫 파업을 함께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저와 이호동 후보는 철도의 레일이 나란히 함께 가듯, 전기가 병렬로 공급되듯,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나란히 함께 길을 걸어 왔습니다. 둘 다 의문사 당한 친구를 가슴에 묻고 그 친구의 뜻을 잊지 않고 운동하고 있습니다. 둘 다 노조민주화를 쟁취하고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를 위해 투쟁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둘 다 구속·해고되고, 저는 철도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철해투) 대표로, 이호동 후보는 전국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위원장으로 해고자 복직 투쟁을 묵묵히 함께 이끌어 왔습니다. 유일한 차이라면 저는 복직했고 이호동 후보는 19년째 복직하지 못한 것입니다.

험난했던 지난 세월, 철도와 전력의 노조 민주화,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공공 철도와 공공 전력을 향해 미련 없이 함께 젊음을 던졌던 벗. 긴 세월의 해고 기간을 함께 견뎌 냈던 벗이 지난 직선 2기 선거에 이어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다시 출마했습니다.

지난 선거를 떠올려 봅니다. ‘적폐 청산’을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하늘을 찌르고, 모든 후보들이 ‘사회적 대화’를 이야기할 때, 그는 문재인 정권의 한계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선 선거투쟁을 전개했습니다. 모든 후보들 중 유일하게 “80만 조합원의 단결과 투쟁”을 외쳤습니다. 그 결과 결선에 진출했지만, 2위로 아쉽게 낙선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3년 반을 되돌아보면, 김명환 집행부의 불명예 퇴진을 보면, 또 지금의 역대급 노동개악을 보면, 당시 그가 제시한 민주노총의 길이 옳았다는 게 증명됐다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하는 실력 있는 민주노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과거와 같이 투쟁만 외쳐서 되는 때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후·생태 위기’ ‘저출산·고령화 사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로 불리는, 즉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민주노총이 주도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1 노총 시대, ‘조합원 중심’ ‘현장 중시’의 새로운 민주노총,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정책과 교육 사업에 과감하게 인력과 재정을 투입하고, 조합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조합원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을 통해 현장을 복원하고,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주체로 서는 민주노총이 되어야 한다고, 이러한 혁신의 과정이 있어야 민주노총이 대전환의 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시대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던 과거의 민주노총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민주노총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그래서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조합원 동지들께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도 이호동 후보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에도 그가 말하고 있는 전망이 틀림없이 맞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꺼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아 이번 선거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조선전국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시절부터 평생을 노동운동에 헌신했던 이일재 선생님, 전평 철도노조 시절부터 평생을 영원한 철도노동자로 살아오신 이수갑 선생님, 두 분께서는 늘 “이호동 위원장 같은 사람이 민주노총 위원장이 돼서, 민주노총 바꿔야지”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호동! 약속은 지키는 사람입니다. 배신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민주노총의 혁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민주노총을 반드시 만들어 낼 사람입니다.

오랜 민주노총 임원 경력과 다양한 활동 경력이 말해 주듯, 민주노총 내부를 잘 알고 혁신의 과제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 ‘준비된 위원장’입니다. 우회로를 기웃거리지 않고, 한 길을 걸으며, 자신의 능력과 진정성을 실천으로 입증해 온 사람, ‘실력 있는 위원장’입니다.

저 김갑수의 이름을 걸고 조합원 동지들께 호소드립니다. 저의 오랜 벗 이호동 위원장 후보에게, 새로운 민주노총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새로운 시작, 할 수 있다! 민주노총.” 민주노총의 미래에 투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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