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봉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민주노총 10기 임원선거 기호 4번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 지지 글을 쓰려니 비정규직으로 살아온 지난 시간과 투쟁이 생각나서 눈물이 얼굴을 적십니다. 주봉희란 이름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징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삶의 절반을 비정규직으로 살아왔습니다. 한숨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세월, 고통 속에서 꿈틀거리며 살아남아야 했던 나날, 계약직 노동자, 파견노동자….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2년마다 주기적으로 해고당하는 파견노동자였습니다. 용역회사는 교체돼도 원청은 그대로인데 10년, 20년 한곳에 머물던 곳 KBS에서 월차가 있는지 연차가 있는지도 모르는 저는 용역노동자, 계약직 노동자, 파견노동자였습니다. 정규직은 토요일 오후 1시에 퇴근하지만 비정규직은 오후 3시에 퇴근하고, 시간외수당은 파견회사가 챙겨 가고, 일요일도 토요일도 평일처럼 근무하던 시절입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이나 “보호 등에 관한”이라는 용어는 똑같습니다. 그런데 두 법안이 있어도 보호는커녕 2년 주기로 해고당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2년이 경과하면 직접고용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를 보며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파견법으로 해고당한 본인이나 기간제법으로 해고당한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는 세상살이에서 당한 아픔과 고통을 서로 직접 이야기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일치된 세상살이라 그랬습니다. 진보후보라 칭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파견법을 도입했고, 한때 노동자 변호사라 자처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간제법을 만들어 비정규 노동자 양산에 앞장섰습니다.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를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민주노총 비정규직 담당 부위원장 때입니다. 서울 충무로에 있는 극동빌딩 앞 집회 때였습니다. 아마 그때 소속을 보건복지정보개발원으로 기억합니다. 7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무더운 여름에도, 사정없이 볼을 후려치는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굽힘 없이 투쟁했습니다. 15년 전 나를 보는 거 같아 기억이 새롭던 그날들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러나 자본은 그들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습니다. 1년 계약직, 2년 계약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는 안으로 유혹했고, 흔들리지 않던 조합원들은 하나둘 사측의 제안을 받고 복귀했습니다. 결국 봉혜영 후보 자매만 남았습니다.

봉혜영 후보는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신규채용을 거부했고, 투쟁의 전선을 지켰습니다. 이후 본인의 해고 투쟁을 넘어, 전국의 동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투쟁하고 연대했습니다. 전해투 위원장으로, 민주노총 비정규여성부위원장으로, 장기투쟁 사업장이든 비정규직 투쟁사업장이든 거침없이 달려가 울분을 토해 내는 봉혜영 동지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제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된다면 100만 민주노총 살림살이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고, 임기 중 조합원 200만을 바라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봉혜영 동지가 그동안 쌓아 온 투쟁의 경륜이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갈등을 따스하게 감싸는 동시에, 사무총국 동지들을 단결과 투쟁의 정신으로 거듭나게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정파갈등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며,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봉혜영 사무총장의 슬로건은 “따뜻한 소통! 통합적 강단!”입니다. “새로운 시작, 할 수 있다! 민주노총” 4번 타자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를 주봉희의 이름을 걸고 지지합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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