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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기호 4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 “모든 민주노총 아우르는 지도력 발휘, 대화 전략 수립할 것"
▲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 3기 임원선거가 28일 치러진다.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당선했지만,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문제 같은 갖가지 노동정책에서 벽에 부딪힌 문재인 정부다. 선출될 3기 임원은 그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함께하며 방향을 잡고, 새로운 대통령과 지방정부 수장을 뽑는 정치 일정도 소화해야 한다. <매일노동뉴스>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인터뷰하고 기호 순대로 나흘간 싣는다. 후보 간 차이를 드러낼 수 있도록 질문을 크게 다르지 않게 했다.<편집자>

“동지들과 토론하고 논의해서 결정하고 집행하겠다.”

이호동(54·사진) 위원장 후보가 최근 유세에서 가장 많이 하는 발언 중 하나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를 노선투쟁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선명성을 강조했던 그답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3년 전 같은 선거에서 결선에 올라 김명환 후보조와 맞붙었을 때도 이 후보는 노선투쟁 목적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는 “내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과 산별, 제 정파를 아우르는 통합적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내가 잘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론과 투쟁력을 겸비한 민주노총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가 선거에서 강조하는 것은 투쟁과 교섭이다. 이 후보는 “1노총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대화를 원하는 사회적 주체들과 형식·틀에 얽매이지 않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찻집에서 이 후보를 만났다.

-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당선을 위해서다. 3년 전 선거 1차 투표에서 2위를 하고 결선투표 끝에 당선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여러 고민과 모색의 시간을 가졌다. 민주노조 운동의 과정을 지켜봤다. 개인적으로는 박근혜 퇴진 투쟁 후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성찰의 시간도 보냈다. 출마하면서 이번에는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을 하기로 명확히 했다. 그러면 3년 전 선거는 뭐였나 묻는다. 박근혜 퇴진 촛불항쟁 후 한국 사회 방향과 관련해서 문재인 정권은 촛불정권을 자임하고, 민주노총은 어떤 노선과 입장으로 촛불 이후를 대비할 것인지 방향을 정하는 선거였다. 노선투쟁으로서 선거운동을 했다. 그런데도 2위를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당선해서 지난 선거 이후 고민했던 것을 집행에 반영하고, 촛불항쟁 이후에 노동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재정립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출마했다.”

- 이번 선거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촛불정부라 자임하는 문재인 정권과 전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의 평가를 보여주는 선거다. 코로나19 이후 도래하는 대전환 시대에 민주노총의 비전은 무엇인지를 두고 내부 경쟁을 하고 있다. 1노총으로서 어떤 전략을 수립할 것인지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다.”

-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준비된 위원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선거 뒤 고민의 깊이와 넓이를 축적할 시간을 가졌다. 4개 후보조 모두 훌륭하지만 실력 있는 집행부가 되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30대 후반에 공공연맹(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에 최연소 당선해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민주노총 집행부를 겪고 함께했다. 민주노총 대의원을 20년간 했다. 민주노총의 사업과 투쟁, 성공과 실패 사례를 많이 안다. 혁신 지점은 무엇인지, 계승해서 발전시켜야 할 것은 어떤 사업인지 알고 있다. 준비된 위원장, 실력 있는 집행부라고 외치는 점을 조합원들이 이해해 주실 것이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 상황을 신속하게 극복해야 한다. 내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과 산별, 제 정파를 아우르는 통합적 지도력이 필요하다. 미래 지향적 공약을 제시하면서 당선 이후 포부를 선명히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 직선제, 원점에서 재검토”

- 지금의 민주노총은 어떻게 평가하나.
“위기와 기회의 문 앞에 동시에 서 있다. 위기라면 반복할 필요 없이 지금 현 비대위 체계로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냉엄하게 보여준다. 비대위 체계가 반복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한다. 기회의 문이라는 것은 민주노총이 1노총이 됐다. 향후에 제대로 된 전략과 전술에 입각해 사업하고 투쟁하면 2천500만 노동자 대표조직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결정적 기회가 주어졌다. 민주노총의 내적 역량, 16개 지역본부와 16개 산별노조의 역량은 아주 깊다. 전문성과 다양성을 리더십으로 묶을 수 있다면 1노총으로 단단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

- 선거에 열기를 느낄 수 없다는 평이 적지 않다.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제약적 조건이 있다. 선거운동을 현장 중심으로 할 수가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피하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대한 포지티브 캠페인을 하는 것이 민주노조 운동과 민주노총 조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선거운동을 함께 하는 동지들과 '공정경쟁 결과승복'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총 직선제 대표발의자로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비록 우리가 만든 것은 아니고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에 의한 것인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직선제를 잘 치러내고 조직의 리더십을 회복하면 좋겠다. 미래 전망을 놓고 경쟁하고 결과에는 승복하는 민주노총으로 자리매김하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선거운동 과정에 선거제도 보완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당선되면 충분히 토론하고 원점부터 재검토하겠다.”

- 주요 회의 생중계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은 특이한데.
“무조건 다 공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회의는 구성원과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난타전이나 자기 고집만 피우는 시간이 돼서는 안 된다. 서로 찬반 견해를 듣고, 도저히 안 되면 표결처리를 하기도 하는 거다. 이견이 크면 소수의견을 남기고 다수의견으로 결론 낼 수도 있다. 서로 양보도 하는 게 회의다. 중집·중앙위·대의원·전체 조합원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단결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절차와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긴다. 상호 간 예의를 갖춘 토론, 전체 뜻을 모아가는 과정이 되도록 누구보다 회의를 잘 운영할 자신이 있다. 무조건 다른 후보보다 내가 잘 났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도 다짐하는 것이다. 가장 관록 있는 위원장 후보로, 당선되면 책임을 지고 조직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약이다. 생중계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 조직에 도움이 되면 하겠다는 얘기다. 공개해서 조직적·운동적으로 득이 되는 회의가 적지 않다. 이럴 때 회의 참석 성원의 동의를 받아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1노총, 책임 있는 메시지 필요”
모든 사회적 주체와 대화할 것


- 코로나19 대책이 공약에 잘 보이지 않는다
“미래전략위원회와 기후환경생명안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보건의료노조·교수노조·비정규교수노조·언론노조 등 각 부문에서 엄청난 내적 역량을 갖춘 조직들이 있다. 공공운수노조에는 국책연구원을 포함해 각 분야 연구진이 포진하고 있다. 우리는 이 조합원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손을 빌려야 한다. 공약 남발을 자제하기 위해 두 가지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간략히 표현했다. 기후·환경·생명·안전은 엄청난 논의가 필요한 의제들이다. 쉽지 않기 때문에 내적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미래전략위에서는 노동운동전략을 다룰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체제를 노동운동이 어떻게 대비할지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노총인 코사투(COSATU)는 노조의 미래를 모색하는 셉템버위원회를 운영해 노동전략 보고서를 만든 바 있다. 우리도 2000년대 초반 이와 유사한 작업을 했으나 보고서 채택이 불발했다. 여러 집행부에서 하려 했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더는 미룰 수 없다. 87년 세대가 퇴장하기 전 보고서를 내고 세대를 마무리해야 한다. 후세대들이 낡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겠다고 했는데.
“우리 후보조가 당선하면 노정관계 변화를 가져올 출발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권을 자임한다. 저는 촛불항쟁을 이끌었던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공동대표였다. 퇴진행동 공동대표가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면 정부는 어떤 답변을 내놔야 한다. 촛불혁명의 수많은 과제를 민주노총이 모두 떠안고 가는 것은 아닐지라도, 제가 당선된다면 적어도 노동문제에서는 정부가 촛불 과제에 대해 답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민주노총도 1노총으로서 책임 있는 존재적 지위를 이미 부여받았다. 합당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 민주노총과 대화를 원하는 사회적 주체들과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대화하겠다고 약속한다. 코로나19로 투쟁전술 변화가 불가피하다. 과거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정면돌파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포스트 코로나 체제에서는 다양한 변화·방침 아래 전술적 유연화를 가져와야 한다. 간부·조합원들과 토론해 결정할 것이다.”

- 사회적 대화에 대한 견해는.
“저는 대화론자다. 투쟁에 있어서는 비타협적으로 제대로 해 왔던 사람이다. 정부가 됐든 사용자가 됐든, 대화를 원하는 사회적 주체들과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해야 한다. 이제는 대화를 회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노총이다. 양자 간, 다자 간 대화 모두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공세적·적극적 대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 정기훈 기자


“문재인 정부 1노총 존중해야
필요하다면 대화·협력도 가능”


-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계획과 입장은.
“민주노조 운동의 아픔이 있는 문제다. 이제는 역사적 사실이 돼 가고 있다. 마음이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옷 꿰맬 수 없다. 차분하게 실을 바늘에 제대로 매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조합원들과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토론하고 방침을 정해야 한다. 유보할 문제는 아니다. 집행부가 부담스럽다고 얼기설기 땜질하는 것은 조합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운동적 자세에도 어긋난다. 무너졌으면 그 자리에서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 올라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위원장에 당선하면 토론하겠다. 격론이 있을 거다. 그렇더라도 운동 변화 발전의 과정이다. 정치방침을 제대로 세워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큰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 일단 민주노총이 현실적 수준에서 감당 가능한 것보다는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정치방침을 의논하고 결정할 생각이다. 선거를 거치며 우리의 고민과 과제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 사무총국 운영 계획은.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 조직을 끌어가기 위해서도 사무총국과 산별 사무처 동지들의 전문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들의 헌신성을 기반으로 민주노총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동가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활동 보람도 느끼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산이 부족해 보상체계가 확립이 안 돼 있다. 오랜 활동으로 심신이 지쳐있고 병들고 있지만 보상이 없다. 마냥 미룰 수 없다. 활동가의 쉼과 휴식, 재충전이 필요하다. 성과보상 체계라는 용어는 자본이 주로 쓰지만, 우리도 보상체계와 활동가 재생산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 조직 내부 갈등이 심각한 점은 큰 과제로 보인다.
“출마하면서 지역과 산별·정파를 아우르는 통합적 지도력을 발휘하겠다고 했다. 선거 출마 공식화 후 16개 산별·연맹을 모두 찾았다. 제가 생각하는 민주노총 구상을 밝히고 의견을 청취했다. 그 약속을 지키는 위원장이 되겠다.”

- 문재인 정부와는 어떤 관계를 맺을 계획인가.
“대화가 가능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상호존중과 예의가 필요하다. 민주노총을 압박하고 비난하는 것은 시대 역행적 방식이다. 1노총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춰야 대화도 가능하다. 강경한 투쟁을 하더라도, 그를 통해 극적 합의를 하는 것이 노조운동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문제에서 애초 공약과 비교해 많이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회가 없다. 제가 당선하면 2021년 1년뿐이다.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 정권이 선택해야 한다. 대화와 협조가 필요하다면 (민주노총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역행하거나 후퇴한다면, 촛불의 믿음을 스스로 파괴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정부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 한국노총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양대 노총의 관계를 규정하자면 협조적 경쟁 관계라 볼 수 있다. 대자본·대정부 전략에서 1노총으로서 2노총과 협조적으로 대응할 점이 있다. 경쟁하더라도 노동자 계급적 관점에서 서로 잘해야 한다. 위원장 후보 중 한국노총을 가장 잘 아는 후보다. 노조활동 경력의 전반은 한국노총에서 민주화운동을 했고, 민주노총으로 옮긴 뒤에는 비판도 했지만 협조도 하며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노총과의 관계는 전략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이호동 위원장 후보는
공공운수노조 지도위원이다. 1985년 양말공장에서 첫 해고를 당하고, 1988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했다. 2001년 발전부문 분할로 만들어진 한국발전산업노조 초대위원장을 맡았고, 이듬해 전력산업 민영화에 반대하는 38일간 파업을 이끌었다. 이 파업으로 해고된 348명 중 유일하게 복직하지 못했다. 공공연맹 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여섯 번 했다. 2017년에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공동대표를 맡았다. 1966년생이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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