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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미래 안 보이는 인천공항] 노동자 70% “앞으로 6개월, 내 일자리 지켜질지 확신 없어”노동계 “공항 수요 회복해도 코로나19 이전으론 못 돌아갈 것 … 인력감축 예상”
▲ 인천공항 노동자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지난 7일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항공사 승무원을 추모하고 있다. <강예슬 기자>

“얼마 전 면세점 한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점장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어요. 회사 지시로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해고될) 직원 이름을 말하고 몇 날 며칠 눈물로 지새웠다고 했어요.”

울컥했는지 김성원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면세점판매본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김 본부장은 “그분은 12월이 되면 그때는 자신이 그만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왜 이런 아픔이 반복돼야 하고 왜 언제나 그 대상은 노동자여야 하냐”고 말을 이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시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는 A협력업체의 경우 매장 내 해고 대상 직원을 매장 관리자가 직접 선정해 회사에 전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은 해고 절차조차 지키지 않는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돼 간다. 구조조정은 소리 없이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2월 이후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인천공항 노동자와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등 관련 산업 노동자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사용자들이 정부 정책을 수용해 일자리 지키기에 나설 수 있도록 노조와 공동사업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가 거부하면 신청하기 어려운 고용유지지원제도 보완, 정부의 사용자 지원이 고용유지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대책 등을 제안했다.

“10명 중 7명은 코로나 블루”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쟁취 투쟁본부와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6개월, 인천공항 노동자 고용·심리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10명 중 8명(81%) 노동자는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8~9월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코로나19로 인해 7일 이상 혹은 거의 매일 우울하다고 답한 이는 41.5%나 됐다.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27.4%였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 5판에 따르면 우울감이 14일 이상 지속되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본다.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지상조업·면세점 노동자 530명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조사는 8월20일부터 9월17일까지로 40여일간 이뤄졌다.

소득감소의 이유(복수응답 가능)를 묻자 노동시간 감소(63.2%)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성과급·수당 감소(32.4%), 임금체불(16.4%), 기본급 삭감(16%)이 뒤를 이었다. 한재영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조직국장은 “일자리를 잃었다는 응답은 5.6%였는데, 이미 항공 부문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2~4월 최소 2천명 이상 미조직 노동자들이 실직했다”며 “일자리를 잃은 미조직 노동자들은 응답 기회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인원 88%는 노조에 가입했다. 실태조사보다 실제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신의 일자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노동자는 많지 않았다. 6개월 내 일자리가 상실될 가능성에 대해 “아니다”고 응답한 이는 10명 중 3명(33%)에 불과했다. 노동자 67%는 “그렇다”(36%)와 “보통이다”(31%)고 응답했다. 노동자 75%는 실직 후 유사한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도 없다고 봤다. 10명 중 8명(83%)은 인천공항 수요 회복이 2021년 하반기나, 그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그중 절반은 수요가 회복돼도 기업이 인력감축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사용자에게 맡겨진 고용유지지원제도 보완해야”

코로나19로 인한 1호 정리해고 사업장이 된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김계월씨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가능했는데도 회사는 무기한 무급휴직 노동자들을 지금껏 방치하고 권고사직으로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7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6명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이들은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중노위 판정을 앞두고 있다.

김성원 본부장은 “정부가 공항 면세점에 8천619억원을 지원해 고용을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하청업체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현재 정부 지원을 받아 고용을 유지한 노동자는 원청 재벌 대기업 노동자였다”고 비판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협력업체 ACS 노동자 남기용씨는 “코로나19 고용유지지원 제도는 노동자들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며 “3만명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영종도에 코로나19 기간동안이라도 노동청 출장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ACS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6개월이 지나자 폐업과 정리해고를 하려 한 회사의 결정을 막았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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