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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계산’에 밀려 사라진 21대 총선 ‘노동공약’노동존중 사회 정책연대협약 이행 점검은? … 노동계 “친기업 정책 속 노동정책 외면” 비판
▲ 이은영 기자
21대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2022년 치러질 20대 대선 전초전이란 측면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첫 선거인 만큼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원내 진입을 목표로 하는 군소정당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다.

정치권은 적극적인 인재 영입과 공약 발표를 통해 각 당의 정책을 홍보하고 정치 지향점을 알리고 있다. 집권여당은 ‘민생 챙기기’를 4·15 총선 핵심공약으로 잡고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보수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놓았다. 보행자 안전강화와 부동산 공약 등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보수야당은 둘째 치고라도 “노동존중 사회”와 “소득주도 성장”을 내걸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집권여당에서 노동공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노동계는 “정치권이 표 계산에 매몰돼 노동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을 넘어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민생 챙기겠다면서 ‘먹고사는 노동’은 없어

여야가 4일 현재까지 발표한 총선 공약에 ‘노동’이 보이지 않는다. ‘민생’을 총선 공약 핵심으로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노동 관련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여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노동공약은 당연히 필요하고 논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존중 사회를 내건 집권여당의 공공 와이파이 확대, 유니콘 기업 육성, 청년·신혼부부 주택 확대, 보행자 안전강화 대책으로 이어지는 공약 어디에도 노동은 존재하지 않는다.

민생을 강조하기는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대한민국과 민생을 살리기 위한 공약을 개발하겠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공약개발단’을 구성한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폐지와 자율경제로의 프레임 전환, 수도권 주택개발 규제 완화, 소상공인 권익 향상 공약을 제시했다.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을 이뤄 내겠다는 게 자유한국당의 ‘노동공약’이다. 정의당은 총선 1호 공약으로 자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청년기초자산제를, 민주평화당은 무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대책을, 민중당은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약속했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정부가 아니라 노동관리 정부가 된 다음부터 노동의제를 관리만 하면서 정무적 판단으로 노동을 대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단축을 추진하며 노사 간 대립을 넘어 중소상공인 등의 반발이 거세지니까 정책의 본질은 등한시한 채 노동을 내세우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노동을 띄워 봤자 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눈에 보이는 분칠하기 좋은 의제만 앞세우고 있다”며 “표 계산을 위해 주판만 튕기는 사이 집권여당의 노동정책과 공약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이해찬 대표에게 공문 발송

2017년 5월 대선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책연대협약을 체결한 한국노총은 총선에서 노동공약이 사라진 점을 지적하며 집권여당에 정책연대협약 이행 여부에 대한 답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이달 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공문에서 “정부와 여당의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노력에 대해 초반의 큰 기대와 적극적인 지지가 옅어지고 오히려 실망과 퇴행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정부·여당이 주요 노동정책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구체적 이행계획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정책연대협약의 주요 과제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이행 노력과 향후 계획 및 일정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회신은 오지 않은 상태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단축 등 노동정책 후퇴가 가시화하고 경기침체를 이유로 친기업 정책에 무게가 실리면서 총선에서 노동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예견됐다”며 “각 당이 제시하는 공약을 보면 노동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우려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여당에 정책연대협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정책공약을 각 당에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비정규 노동자 권리보장 입법을 위한 정책협약을 맺고 ‘비정규직 7법’ 추진을 알렸다. 비정규직 7법은 △상시, 생명·안전 업무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해 초기업 단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노동관계법상 근로자 개념 확대 △원청 사업주 사용자성 인정 △특수고용 노동자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 및 위험의 외주화 방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고용보험제 확충을 중심으로 한 사회안전망 강화 입법이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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