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7.23 화 08:00
상단여백
HOME 노동이슈 노동법
ILO 핵심협약 비준 '4월 데드라인' 제시한 유럽연합양대 노총, EU 집행위 대표단 만나 "ILO 핵심협약은 노사 거래대상 아니다" 한목소리
▲ EU 집행위원회 대표단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양대 노총 관계자들과 한국의 ILO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유럽연합(EU)이 한국 정부에 "4월까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결과물을 가져와야 한다"고 못 박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추진 중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일괄합의 방식으로는 EU가 요구하는 시한을 맞추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ILO 핵심협약 비준 전 상충하는 국내법을 정비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단결권과 무관한 단체교섭·쟁의행위 관련 사안까지 일괄합의하는 방안을 추진해 합의안 도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재계는 △파업시 대체근로 전면허용 △파업시 직장 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4년으로 연장 △부당노동행위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의 분쟁해결 절차인 정부 간 협의를 위해 한국을 찾은 EU 집행위원회 대표단도 한국 노사정의 더딘 논의 속도와 국회 통과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 정부, 4월 회의 때 실체 있는 결과 보여 줘야"

22일 양대 노총에 따르면 마들린 튀닝가 EU 집행위원회 통상총국 과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국내 노동계 간담회에서 "한국의 ILO 협약 비준 의제가 EU 집행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4월 회의 때 실체가 있는 결과를 보여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EU는 지난 21일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의 분쟁해결 절차인 정부 간 협의를 시작했다. EU가 지난해 12월17일 "한국이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에 명시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분쟁해결 절차를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 간 협의 기한은 EU가 분쟁해결 절차상 90일이 되는 3월16일까지다. 이때까지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면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소집된다. 여기서도 90일 동안 해결하지 못하면 전문가 패널이 소집된다. 한국·EU·3국으로 구성되는 전문가 패널이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면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위가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튀닝가 과장은 "무역과 지속가능한 발전은 단순히 상징적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FTA의 의무"라며 "한국 기업에 노동권 보장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 "경사노위 방패 삼은 정부, 비준 의지 약해"

EU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ILO 핵심협약 비준 의지 여부 △사회적 대화에서 합의 가능성 여부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국내 입법현황과 국회 상황에 주목했다. 양대 노총 관계자들은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사용자측의 단체교섭·쟁의행위 관련 요구가 한 테이블에서 논의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정부는 EU에 자동차나 물건 파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ILO 협약 이행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 논의과제로 올려놓은 것을 방패 삼아 비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경사노위에서) 정부 관계자와 공익위원들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타협을 위해 사용자측이 요구하는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은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지, 노사 협상과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 대표단은 지난달 28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한 의원은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노동부와 협의해 해당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런데 해고자·실업자 노조가입을 허용하면서도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의 기업별노조 활동을 제약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노동계 비판을 받고 있다. 양대 노총 관계자들은 EU 집행위 대표단에 "부족한 수준을 넘어 후퇴한 법안"이라며 "독소조항이 많기 때문에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U 집행위 대표단은 "노동계가 ILO 협약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를 해서 비준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가는 질문도 했다. 신인수 원장은 "정부가 ILO 협약을 비준하고 ILO 권고를 이행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이상 어떤 요구도 한 적 없다"고 답했다.

EU 집행위 대표단은 양대 노총에 이어 한국경총·대한상의 관계자,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 공익위원들을 만나 ILO 핵심협약 비준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혜정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