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종노조연대 대표자들이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총고용 보장과 조선산업 정책전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최근 조선 3사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대규모 수주로 조선산업 회복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업황 개선에 따른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여전히 위험한 현장과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소는 잘 나가는데 노동자들은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다”며 “아침에 출근했던 노동자가 저녁에 차가운 영안실에서 발견되고 2년간 무급휴직한 노동자에겐 2년 더 쉬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의장인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사람이 죽어 나가도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기업은 생산제일주의, 이윤추구에 혈안이 돼 있다”며 “정부가 조선산업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받아들여 문제해결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회사가 지난 5일 ‘신 안전문화 선포식’을 개최한 이후에도 대조립5부 권상 블록 회전사고(8일), 가공소조립5부 크레인 충돌사고·해양야드 트레일 운반물 낙하사고(9일)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는 회사계획이 허울에 불과하는 지적이다.

조선업황 회복세에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고용상황은 좋지 않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무급휴직 연장을 통보해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고 성동조선해양도 2년째 무급휴직을 이어오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이날부터 한 달간 경남 창원시 진해조선소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이장섭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임금삭감과 무급휴직으로 희생을 감내해 온 노동자들과 달리 (대주주이자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고정비 삭감과 무급휴직 연장을 강요하며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기자회견 뒤 총고용보장과 해고 반대 등을 담은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답변이 오지 않을 시 청와대에 다시 올 것”이라며 “그래도 변하지 않으면 조합원 전원이 일손을 멈추고 서울에 올라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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