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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의 절규 "우리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이주공동행동 18일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앞두고 문화제
▲ 이주공동행동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사흘 앞두고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과 고용허가제 폐지를 촉구했다. 유엔은 1990년 12월18일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을 채택했다. 협약이 발효된 2000년부터 12월18일을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민주노총·이주노조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굿모닝시티 앞에서 '2019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이주노동자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 무대에는 "우리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는 펼침막이 걸렸다. 산재를 당하거나 단속을 피하다 목숨을 잃는 이주노동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주공동행동이 정보공개청구로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이주노동자 산재현황'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자는 2014년 85명에서 지난해 136명으로 급증했다. 2016년 88명으로 한때 감소했지만 2015년 103명, 2017년 107명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난 7월 서울 목동 빗풀펌프장 수몰사고로 미얀마 이주노동자 쇠린마웅씨가 사망했고 9월 경북 영덕 수산물 가공업체에서는 태국노동자 3명·베트남 노동자 1명이 안전장비 없이 오징어 부산물을 모아 놓은 탱크에 들어갔다가 질식사했다. 같은달 경남 김해에서는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의 단속을 피해 달아난 태국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작업장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주공동행동은 "사업장 이동을 금지한 고용허가제와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강제추방 정책이 이주노동자를 열악한 처지로 몰고 있다"며 고용허가제 폐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요구했다. 미등록 신분은 이주노동자가 위험한 작업환경·불합리한 사업주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게 한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근 경북 영천에서는 하루 12시간씩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에게 (임금 대신) 종이쿠폰을 지급한 일이 있었다"며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적은 돈을 지불해도 된다는 차별적 생각과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신분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한국은 이주노동자 노동력이 필요하다면서 존재와 권리는 부정한다"며 "정부는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200여명의 이주노동자와 시민·사회·노동단체 관계자는 2019년 업무 중 재해나 단속을 피하려다 사망한 이주노동자들을 추모했다. 이들은 문화제가 끝난 뒤 서울 동묘역을 거쳐 동대문역까지 행진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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