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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워크숍] 출국 전 '30분 안전 동영상' 보고 한국땅 밟는 이주노동자들6년간 연평균 100명 산업현장에서 목숨 잃어 … 사업주·이주노동자 안전교육 강화 시급
▲ 9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대응 및 보건관리방안 모색' 워크숍 모습. 정기훈 기자
최근 50대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A씨가 아산국가산업단지 포승지구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기에 깔려 숨졌다. 700톤 대형 프레스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볼트를 빼는 작업을 했던 A씨는 동료 B씨가 A씨를 인지하지 못하고 프레스기를 내리는 바람에 상체와 머리가 짓눌린 채 목숨을 잃었다. 10월에는 대전의 한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던 스물세 살 네팔 이주노동자 덜라미 머걸씨가 넘어진 조형틀에 깔려 사망했다. 입국 보름 만의 일이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는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국내 산업현장에서 숨진 이주노동자는 607명이다. 한 해 평균 100명이 죽는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등록된 죽음'이다. 기록조차 되지 않은 미등록 이주노동자 죽음을 포함하면 사망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위험의 이주화'가 해마다 확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뚜렷한 방안은 없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노동계와 국내 이주노동자단체가 정부에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고 사업장 안전점검을 촉구하지만 산재를 방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민주노총 주최로 9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대응 및 보건관리방안 모색' 워크숍에서는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 처벌도 중요하지만 사업주·노동자 교육을 강화하고, 정부 차원의 전담 대응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출국 전 '30분 안전수칙 동영상'으로 교육 끝?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받는 교육시간은 출국 전 45시간, 입국 후 16시간이다. 교육시간이 넉넉한 것 같지만 출국 전 받는 45시간의 교육시간 중 안전에 배정된 시간은 동영상 시청 30분밖에 없다. 김태완 공단 교육사업부장은 "45시간 교육시간 중 안전교육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담은 30분짜리 동영상 시청이 전부"라며 "그마저도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입국 후 2박3일(16시간) 취업교육을 받는다. 여기서도 안전교육은 4시간에 불과하다. 김 부장은 "4시간 교육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에 배치되면 그 다음은 사업주 몫이다. 그런데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곳은 대부분 농어촌이나 3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다. 게다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외국인 노동자 관련 교육대상에서 누락된다.

9월10일 경북 영덕 오징어 가공업체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집단 질식사망 사건은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 무지에 따른 예고된 참사였다. 당시 공단 재해조사 의견서에 따르면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사업주는 밀폐공간 작업시 질식위험성을 모르고 있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한 터라 사업주 교육을 따로 받지도 못했다. 사업주 본인이 몇 차례 오폐수 저장탱크에 들어갔을 때 별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업주·이주노동자 안전교육 강화 우선"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사업주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고 사전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업주 안전교육과 이주노동자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취업교육기관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취업교육기관은 외국인 근로자를 사용자에게 인도하기 전에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출입국관리법의 주요 내용을 알려야 한다. "알려야 한다" 정도로 규정돼 있다 보니 사업주 교육이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권 노무사는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에 배치돼 자기 일에 대한 인식을 가진 뒤 재교육을 해야 한다"며 "사업주 교육과 이주노동자 재교육 비용은 노동부나 안전보건공단이 부담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주노동자 산재 심각성에도 이를 일관되게 대응하는 기관이나 부서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노동부·공단의 부서·인력 배정과 관련 법·지침·고시·근로감독관집무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부장은 "공단에서도 사업장 안전보건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부터 산재가 취약한 시기별 위험성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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