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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협은 노조의 갑질 면허권'] 지역 농축협에 활개치는 창조컨설팅 아류?ㅅ노무법인 40여개 사업장과 계약체결·교섭대리 … 잠정합의 뒤집기로 노사갈등 증폭
▲ 전국협동조합노조
임기환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본부장은 올해 4월 제주감귤농협에 새로운 조합장이 취임한 이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회사와 2년 이상 동안 했던 단체교섭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노조 제주감귤농협지회와 회사는 2017년부터 20차례 교섭을 했고, 회사는 지회가 요구한 84개 단협 조항 중 80개를 수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측이 돌연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재교섭을 요구했다. 알고 보니 사측이 지역 농축협에서 이름난 노무법인과 계약을 맺고 교섭권을 위임한 상태였다.

임기환 본부장은 “ㅅ노무법인이 농협중앙회 출신 공인노무사를 앞세워 일감을 따낸 뒤 잘못된 컨설팅으로 지역 농축협 노사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는 지역 농축협에서 제2 창조컨설팅으로 활동하고 있는 ㅅ노무법인을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농협중앙회 앞세워 일감 따내"=노조는 1일 오전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ㅅ노무법인이 법에서 금지하는 자문행위로 지역 농축협 노사 간 분쟁을 촉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는 전국 180여개 지역 농축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다. 40여개 지역 농축협이 ㅅ노무법인과 노무관리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중 19개 사업장 사측에서 단체교섭을 위임받았다.

ㅅ노무법인은 노조가 새로 생기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올해 2월 노조가 만들어진 충남 소재 A농협 사례가 대표적이다.

ㅅ노무법인은 노조 A지회가 결성되자 사측에 ‘노조대응 및 단체교섭 지원 제안서’를 보냈다. 해당 노무법인은 부천시흥원예농협·세종공주원예농협에도 노조가 생기자 영업에 나섰고, 단체교섭을 위임받았다. 농축협 노사관계에 밝은 인물의 관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에 따르면 ㅅ노무법인에는 과거 농협중앙회에서 노무사로 일했던 권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가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권아무개씨는 “농협중앙회에 몸담은 적은 있지만 ㅅ노무법인에서 고문으로 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ㅅ노무법인은 사업제안서에서 “농협중앙회 회원지원 업무를 담당한 노무사가 고문으로 참여해 농협 경영과 사업구조, 인사노무관리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단체교섭을 지원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문제는 ㅅ노무법인과 계약을 맺은 사업장마다 노사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 경인본부는 지난해 26개 농축협과 공동단체교섭을 했다. 이 중 24개 사업장과 교섭을 타결했다. 당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곳은 서인천농협과 회천농협이다. 두 곳 모두 ㅅ노무법인과 컨설팅계약을 맺었다.

김철수 경인본부장은 “서인천농협의 교섭을 위임받은 ㅅ노무법인이 단협 전면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조합원들의 파업을 유도하고 있다”며 “노무법인 노조파괴 공작에 지난해 회천농협에서는 노조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ㅅ노무법인 "법적으로 문제 없다"=ㅅ노무법인은 제안서에서 “준비 없이 체결된 단협은 노조의 갑질 면허권 부여"라고 표현했다. 또 "만약 농협이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안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안이한 자세로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면 농협의 경영권 또는 인사권 행사시 노조의 동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합장과 이사회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한 축협의 단체협약을 예로 들었다.

임기환 본부장은 "제주에 단체협약이 있는 축협이 두 곳 있는데 ㅅ노무법인이 문제 삼은 내용이 전혀 없다"며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사업을 따내고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날 노동부 관계자를 만나 ㅅ노무법인에 대한 지도·감독을 촉구했다.

노동부는 “근로개선과와 노사상생지원과 사이에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체 논의를 거쳐 담당부서와 담당 감독관을 정하고 감독·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답했다.

ㅅ노무법인 관계자는 "제주감귤농협의 경우 회사의 경영권과 인사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재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서인천농협에선 노조가 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거부했고, 회천농협노조는 스스로 상급단체를 탈퇴해 기업별노조로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안서 표현은 불법이 아니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자문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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