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와 민주일반연맹, 보건의료노조 소속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이 전면파업 첫날인 2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연 파업대회에서 직접고용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청소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최준식)와 민주일반연맹(공동위원장 이양진)·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22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파업대회를 열고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국립대병원 파견·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율은 0.29%에 그치고 있다”며 “국립대병원은 자회사 꼼수를 중단하고 직접고용하기 위한 집중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청와대와 교육부에는 직접고용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700명 정도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강원대병원과 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전남대병원 등 5개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고 참석했다.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경북대치과병원·경상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나머지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비번과 휴가 등을 활용해 참가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서울대병원과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무기한 파업을 한다”며 “전남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는 오늘 하루 파업을 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 파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연맹은 지난달 31일 국립대병원 11곳과 교육부 주선으로 집단협의를 시작했다. 협의는 자회사 전환을 주장하는 사측과 이를 반대하는 노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13일만에 중단됐다.

최준식 위원장은 “국립대병원 몇 곳은 집단협의에서 생명·안전을 다루는 노동자,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부서만 직접고용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여기 있는 사람 중 생명·안전을 다루지 않거나, 환자 얼굴 한 번 안 보고 일하는 노동자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나순자 위원장도 “부산대병원이 직원 공청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자회사를 설립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나 있다”며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의료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국립대병원의 역할이 맞냐”고 따져 물었다. 이양진 연맹 위원장은 “자회사 정규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용어는 사라져야 한다”며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외쳤다.

한편 노조·연맹에 따르면 지난 21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14곳 국립대병원 병원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노조·연맹은 “간담회에서 유 장관은 신속한 직접고용을 요청했지만 국립대병원측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국립대병원장 회의를 열어 재차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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