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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임금체불에]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 '부글부글'공장 내 오토바이 경적시위·집회 등 공동투쟁 본격화
▲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들끓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물적분할 반대를,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하며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공동투쟁을 시작했다.

물적분할 후 현대중공업 유동성 악화 우려
'단협 무력화' 지엠 전철 밟나


24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지부장 박근태)는 중앙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다음달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막기 위한 투쟁을 예고했다. 임시주총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분할계획서를 승인한다. 이날 분할계획서가 통과하면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쪼개진다. 한국조선해양이 존속법인, 현대중공업이 신설법인(비상장)이 된다.

물적분할 후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가 된다. 7조500억원에 달하는 유동·비유동부채가 분할 신설법인에 넘어간다. 신설법인이 갖는 현금·현금성 자산은 7천500억원에 그친다. 반면 한국조선해양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8천800억원이나 된다.

김형균 지부 정책기획실장은 "돈 되는 건 존속법인(한국조선해양)에 남기고, 부채는 신설법인(현대중공업)에 떠넘기려고 한다"며 "페이퍼컴퍼니 수준의 중간지주사가 8천8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져갈 경우 현대중공업의 현금유동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대중공업 이윤이 한국조선해양으로 모두 이전되는 지배구조에서는 노조가 아무리 교섭을 열심히 해도 성과를 얻어 낼 수 없다. '위에서 정했다'고만 하면 끝이기 때문에 노조의 교섭력 자체가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지부장은 "2017년 지주사로 전환할 때 투자부문이던 글로벌서비스와 오일뱅크를 지주사로 가져간 뒤 현대중공업에서는 혹독한 구조조정이 일어났다"며 "목숨 걸고 물적분할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부는 이 같은 물적분할이 존립 여부와도 연결돼 있다고 봤다. 현대중공업은 지부에 "신설법인에 노동조건을 승계하겠다"면서도 단체협약 전체에 대한 승계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노동조건이 아닌 노조활동과 관련한 부분은 승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회사가 분할계획서를 노조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지엠도 연구개발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를 분할하면서 "조합원 근로조건은 아무런 변화 없이 승계된다"는 약속을 뒤집었다. 임단협 과정에서는 기존 단협에서 133개 조항 중 70개 조항을 수정·삭제하고, 노동조건과 노조활동을 저하·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도 물적분할 뒤 GMTCK와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기성금 후려치기에 하청 임금체불 '심각'
하청노동자들 "더 이상 못 참겠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인 현대중공업에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관행화된 '선 공사 후 계약' '기성금 후려치기'와 조선업 불황시기 저가수주한 결과가 하청업체 임금체불과 폐업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부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은 하청업체들에게 삭감된 기성금 전자세금계산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전자서명을 거부할 경우 최소한의 임금지급도 못하기 때문에 하청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을 했고, 노동자들은 매월 20~50%씩 임금체불을 겪었다. 하청업체들이 아우성치면 현대중공업은 기성금이 아닌 상생지원금을 지급했다. 말이 상생지원금이지, 10개월 상환조건으로 하청업체에 빌려주는 대출금이다. 하청업체로서는 '빚 돌려막기'에 불과했다.

최근 건조부와 도장부 18개 업체 중 16곳의 하청노동자 1천700여명의 올해 3월분 임금체불도 상생지원금으로 겨우 진화한 상태지만, 또 다른 빚인 상생지원금으로는 임금체불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하청노동자들이 "더 이상은 못참겠다"며 "임금체불 해결에 나서라"며 행동에 나선 이유다. 임금체불 업체 중 현대중공업에서 도급계약 해지를 당한 두 업체(예림이엔지·하양) 소속 노동자 276명은 지난 22일부터 공장 내 생활기술관 협력사지원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예림이엔지·하양 노동자들은 각각 80%, 125%의 임금체불 피해를 입었는데, 쫓겨나기까지 할 판"이라며 "지부와 함께 임금체불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부와 사내하청지회는 이날 정오 공장 내 '오토바이 경적시위'에 이어 오후에는 지부 사무실 앞에서 원·하청 공동집회를 열고 법인분할 반대와 임금체불 해결을 촉구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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