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기자
국내 노·사·정 관계자와 60개국 2천여명의 고용·노동 관련 학자·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2018 서울 세계대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개막일인 23일 하루에만 국내 고용·노동 관련 기관들이 주최하는 18개 특별세션이 줄줄이 열려 '노사관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대회 열기가 뜨거웠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고용 :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고용노사관계 분야에서 최대 규모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다. 대회 첫날 노사정은 각각의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고용·노사관계의 미래를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가장 관심을 모은 특별세션은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일의 미래 : 사회보장제도와 노동시장 규범에 대한 도전'이다. 마크 키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노동정책분석실장이 일의 미래에 대한 세 가지 메가 트렌드를 분석하고, 수잔 헤이터 국제노동기구(ILO) 정책개발 전문가가 ILO가 내년 설립 100주년을 맞아 준비 중인 '100년 후의 일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소개했다.

한국노사발전재단은 '글로벌 공급망 내 인권보호와 CSR'을 주제로 특별세션을 개최했다. 안나 비온디 ILO 노동자활동지원국(ACTRAV) 부국장의 '다국적 기업의 인권보호와 사회적 책임' 주제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얀 크리스티앙 니방크 독일 인권연구소 정책자문가의 '인권경영을 위한 독일 정부의 주요 정책' 소개가 이어졌다. 박종근 한국 지멘스 윤리경영 실장과 나이키 협력사인 창신기업 차용길 이사가 인권경영 사례를 발표해 다국적 기업의 인권경영 현황과 기업의 고민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진행됐다.

한국노총이 마련한 특별세션 ‘지속가능한 사회와 최저임금’에서는 토마스 하이페터 뒤스부르크-에센대 선임연구원이 유럽과 독일의 최저임금제도를 소개했다. 그는 "임금의 최저선을 만들어 산업별 최저임금을 올리고 단체협약 임금그룹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며 "성별 임금격차를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사연구소는 '성공적인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노조의 대응'을 주제로 공동 특별세션을 열었다. 레이 델슨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 교수(경제학)가 네덜란드 사회에서 보편적인 세대 협약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세대 협약은 연령에 기반을 둔 피고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맞춤형 협약이다.

한국과 일본의 공인노무사회도 '노동시장 안에서 공인노무사의 역할과 발전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이원희 공인노무사(한국공인노무사회 조정중재단 전문위원)는 이 자리에서 노무인증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적법하게 인사노무관리를 하는 기업에 인증을 부여함으로써 노사 간 분쟁을 예방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주최한 '포스트 신자유주의 시대 사회적 협약의 미래 : 네덜란드·이탈리아·한국 비교' 특별세션도 이목을 끌었다. 암스테르담대학의 폴 드비어 교수와 마르틴 쾨너 교수는 "네덜란드의 네오코포라티즘 모델은 수십년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성격이 변해 왔다"며 "80~90년대 모델은 노사관계 진전과 더불어 네덜란드의 경제적 성공에 공헌한 반면 2010년 현재의 모델은 노사 간의 권력 균형에 균열이 생기면서 사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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