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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투투버스’ 출발 “사업장 변경 자유 달라”“저임금·강제노동에 폭언·폭행까지 …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참가해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과 노동허가제 쟁취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정기훈 기자>

“우리 요구는 최소한 인간으로 대우해 달라는 것입니다.”(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산업연수생제도를 거쳐 고용허가제까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이주노동자들 삶의 질은 밑바닥 수준이다. 저임금·강제노동은 물론 폭언·폭행·성희롱까지 다반사로 당한다. 그렇지만 이주노동자들이 다른 직장을 찾아 옮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일 오전 이주노동자 투쟁투어버스 공동주최단과 민주노총·이주공동행동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다”며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사업장과 관할 고용센터·노동청에 항의하기 위해 투투버스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시동을 건 투투버스는 한 달간 의정부·여주·성남·화성·충주·논산·대전·세종을 돌며 이주노동자 노동권을 침해한 사업장과 관할 고용센터를 찾을 계획이다.

“고용허가제 대신 노동허가제 도입하자”

주최단은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달라고 촉구했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를 노동권·인권 사각지대로 몰고갔다는 주장이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에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가능 횟수를 고용허가제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3년간 3회로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회사가 휴·폐업하거나 폭행·상습적 폭언·성희롱·성폭행·불합리한 차별·주거시설 위반·임금체불처럼 사용자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는 언제라도 이동이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주노동자가 주도권을 쥐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3년 기간이 만료된 노동자는 추가로 1년10개월을 더 일할 수 있는데 사용자가 재고용을 요청한 경우로 제한된다. 사용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가 마음대로 직장을 옮길 수 없다는 점을 사업주가 악용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수 사업장에서는 폭행·폭언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급여도 제때 지급되지 않는 등 차마 입에도 올릴 수 없을 정도의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봉 부위원장은 “그만두려고 하면 퇴직금을 정산하기도 힘들고 사업주 허가 없이 그만두면 체류비자를 빼앗기는 이주노동자 처지가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노동허가제를 도입해 사업주 승인 없이 사업장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숙식비 강제징수 지침 폐기하라”

이들은 정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외국인근로자 숙식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 폐기를 요구했다. 업무지침에 따르면 사업주가 숙소·식사를 제공하고 이주노동자의 동의서만 받으면 통상임금의 20%까지 숙식비를 공제할 수 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사업주들은 최저임금을 주지 않기 위한 꼼수로 숙박비 명목으로 몇십 만원씩 급여에서 공제한다”며 “동의라지만 사실상 강제서명인데 제공되는 거주지도 비닐하우스·컨테이너 수준의 가건물이어서 노동자, 특히 여성노동자들은 성희롱·성폭력을 항상 걱정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노동시간과 휴일·휴게 적용제외를 담은 63조가 도마에 올랐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농림사업과 축산·양잠·수산사업이 적용제외 사업으로 명시돼 있다.

한편 주최단은 “이주노동자가 손수 적은 근로시간표·녹취록을 들고 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요청해도 (노동부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한다”며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이 스스로 무능력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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