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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영세 사업장 노동자 건강 지킴이] "근로자건강센터 다니면서 아프다는 소리 많이 줄었죠"근골격계·뇌심혈관계질환 체계적 관리, 산재승인율도 높아져 …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직종별 맞춤형 건강관리' 눈길
"맨날 어깨 아프네 관절 아프네 했는데, 일하기 전에 근로자건강센터에서 배웠던 스트레칭을 하고 목 푸는 운동을 하면서 아프다는 소리가 많이 줄어들었죠."

22년 경력의 전기원 노동자인 이용철(52) 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원지부 광주지회장은 조합원들의 달라진 작업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광주전남전기원지부 조합원 650명은 지난 2014년부터 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근골격계·뇌심혈관계질환 관리를 받고 있다.

20킬로그램 장비를 메고 높이 16미터 전신주에 매달려 일하는 전기원들은 디스크나 어깨 회전근개파열 같은 근골격계질환을 달고 산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근골격계질환 전문가로부터 체형균형운동법을 배우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상담을 받은 뒤에는 예전처럼 "아프다"를 입에 달고 사는 조합원이 줄었다고 했다.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전기원 노동자들의 산재승인율도 2014년 전후로 달라졌다. 4년 전까지만 해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면 '퇴행성질환'이라며 불승인되기 일쑤였는데, 광주근로자건강센터와 함께 작업실태를 조사해 전기원들의 고강도 작업환경을 알려 낸 후로는 산재승인율이 100%에 가까워졌다. 이용철 지회장은 "노조와 센터가 함께 조합원들의 건강지킴이 사업을 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건강 지키는 근로자건강센터=정부가 '국민안전'을 핵심 국정목표로 삼으면서, 영세·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게에게 직업성질환 예방을 위한 직업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안전보건공단 산하 근로자건강센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사고성재해 못지않게 업무상질병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자를 두고 노동자들의 건강을 돌보지만,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법적으로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의무가 없어 건강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016년 산재통계에 따르면 업무상질병 재해자 10명 중 6명은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였다.

정부는 2011년부터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와 근무환경 등 건강과 질병에 대한 상담을 하고, 근골격계질환·뇌심혈관계질환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근로자건강센터 21곳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센터장 송한수)의 활동은 단연 눈에 띈다. 정부가 근로자건강센터 운영을 시작한 첫해 설립된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7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다. 전기원·운수노동자·환경미화원·학교급식노동자·환경미화원·고객센터상담사 등 직종별 맞춤형 건강관리를 한다. 버스·택시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는 정부도 인정한 우수사례다.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한 '근로자건강센터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광주지역 버스·법인택시 노동자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한 사례를 인정받아 대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2014년 광주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출근 중 쓰러져 사망한 사건 이후 근로자건강센터가 광주시와 광주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노동자들을 설득해 업무협약을 맺고 건강관리를 시작했다. 전국 최초였다. 그러자 광주시의회가 조례로 지원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광주광역시 대중교통지원 및 한정면허 등에 관한 조례'와 '광주광역시 택시운송사업 발전 조례'를 개정해 시장이 버스·택시 노동자를 대상으로 건강상담과 업무상질병 예방관리사업을 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게 했다.

송한수 센터장은 "시내버스 종사자 건강관리는 지자체가 운수노동자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적극 개입하면서,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사업과 지자체 사업이 결합한 형태"라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센터 인력 고용안정 시급"=송 센터장은 근로자건강센터가 보다 질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센터 인력들에 대한 고용안정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안전보건공단이 운영기관을 선정한 뒤 1년마다 센터를 평가하고 3년마다 공모를 해 위탁기관을 선정하다 보니 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나 운동치료사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

그는 "시내버스·전기원 노동자 건강관리 사업도 성과를 내기까지 3~4년이 걸렸다"며 "근로자건강센터가 직종별 노동자들의 작업환경과 업무특성에 맞는 종합적 계획을 세우려면 축적된 노하우가 있어야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파할 수 있는 인적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길주 센터 사무국장은 "21곳의 근로자건강센터만으로는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모두 책임질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안전과 건강을 국정목표로 세운 만큼 근로자건강센터를 더 확충하고 지원도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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