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기내 청소노동자들이 좁은 공간에서 무거운 물품을 장시간 취급하는 작업으로 건강에 위협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자 92.4%가 근골격계질환, 31%가 위장질환, 21.2%가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었다.

공공운수노조가 7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한국공항 비정규 노동자들이 불안정노동과 저임금뿐만 아니라 근골격계질환에 신음하고 있다"며 "신체부위별 근골격계질환 통증호소율이 국내 전체 업종 평균보다 훨씬 높았고 제조업종 평균보다도 높았다"고 우려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기내 청소업무를 하는 이들은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의 도급업체 EK맨파워에 속해 있다. 이들이 조직된 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는 노동환경 개선과 최저임금 지급·체불임금 청산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 파업을 시작했다.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와 건강한노동세상은 이달 3일 조합원 14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응답자 가운데 여성이 83.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평균 연령은 54.6세, 근속연수는 3년9개월, 동종업종 근무경력 평균은 10년11개월로 조사됐다.

주당 노동시간은 49.7시간인데, 87.8%가 "정해진 휴식시간 없이 불규칙한 근무형태로 일한다"고 답했다. 작업 자세를 평가했더니 "허리·무릎·팔·손목 등 신체 관절부위가 불편한 자세에서 하루 4시간 이상 작업이 이뤄진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표 참조>

반복 취급하는 중량물 무게를 묻는 질문에 20킬로그램을 초과한다는 답변이 29.5%로 가장 많았다. 15~20킬로그램(19.6%)과 10~15킬로그램(13.4%)이라고 답한 비율도 적지 않았다.

재해율이 높은데도 근골격계질환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질병임을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67%가 “모른다”고 밝혔다. 3년마다 해야 하는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 법적 의무사항도 84%가 “모른다”고 했다. 응답자의 79%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권리인 월 2시간 안전보건교육에 관해 “받지 않았고 출석서명만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노조는 “직업성질환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사업주 예방의무가 지켜지지 않는 산업안전보건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법적 대응과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8일 한국항공 도급업체 EK맨파워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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