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보고 자리에서 이영석 대통령경호실 차장(왼쪽)이 위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동안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눈을 감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과 관련해 성형수술과 약물중독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예상대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태)가 5일 국회에서 실시한 청와대·기획재정부·교육부 대상 기관보고에서 주요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출석한 증인들도 답변을 회피했다.

◇증인 불출석·불성실 자료제출 비판=이날 청와대 기관보고에서는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흥렬 대통령경호실장의 불출석과 청와대의 불성실한 자료제출이 도마에 올랐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박흥렬 경호실장은 청와대 관저 등 대통령의 모든 경비를 책임지는 자로 세월호 7시간을 포함한 진실규명의 핵심인사”라며 “경호실장이 못 나온다면 국조특위가 직접 청와대를 방문해 경호실장 증언을 청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청와대 경호실이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 지시사항을 비롯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온 국민의 관심이 세월호 7시간에 쏠려 있는데 단 한 번이라도 대통령이 그 시간에 무슨 일을 하고 있었다고 명확히 말한다면 이런 자료를 내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촛불민심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꼭 말해야 한다”며 “불출석한 청와대 민정수석 등 3명이 나오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불출석했던 류국형 경호본부장은 이날 오후 출석했지만 나머지 2명은 끝내 출석을 거부했다.

◇세월호 당일 성형수술·약물중독 의혹은?=청와대 관계자들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대통령 관저에 외부 방문객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이영석 경호실 차장은 “확인 결과 당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직전과 직후 ‘박 대통령의 얼굴이 달라졌다’거나 ‘작은 바늘로 주사를 맞은 얼굴’이라고 이야기한다”며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의 성형수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같은 모습은) 팔자주름을 없앴다면 가능한 일”이라며 “만약 (사고 당일) 그 시간에 (의료행위가) 이뤄졌다면 국민은 용서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시중에서 구한 태반·백옥·감초주사를 보여 주면서 “감초주사는 약물중독을 방지하는 주사인데, 이 주사를 맞은 사람은 대통령으로 추정된다”며 “(청와대가) 2년간 감초주사를 100개 구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박영선 의원이 제기한 성형수술설에 대해 아는 게 있느냐”고 묻자 이영석 차장은 “답변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의무동에 들렀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아느냐”고 물었는데, 류국형 경호본부장은 “내가 아는 바로는 없다”며 “관저에만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대통령 4월 퇴진 당론 수용 의사 비쳐=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조기 하야선언으로 봐야 한다”며 “곧 (날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날짜) 결단을 내리는 것은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점을 참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내년 4월 퇴진, 6월 대선을 결정한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7일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최순실씨와 최순득씨, 장시호씨가 재판 중이거나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겠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국조특위에 제출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최씨 일가가 7일 청문회 당일 출석하지 않으면 즉각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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