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삼성 태평로 사옥 앞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짜 주범 삼성 재벌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분출된 노동자들의 분노가 재벌을 향하고 있다. 청와대와 전경련이 재벌들을 대상으로 뇌물성 자금을 모금하는 데 직접 나섰고, 정부는 재벌들의 청탁을 받아 노동정책 그림을 그렸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 앞에서 '전령련 해체 삼성 재벌 규탄 집중투쟁 대회'를 열고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재벌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11월에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17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파업 돌입 날짜를 결정한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이 죽느냐, 박근혜가 하야하느냐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며 총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의료민영화, 바이오산업 활성화, 쉬운 해고 등 모든 노동정책은 재벌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100만 촛불을 이어 받아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재벌체제를 바꾸는 투쟁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동원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정용건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대표는 "삼성이 최순실의 딸을 백방으로 후원했고, 국민연금은 이재용 경영승계를 위해 국민들이 십시일반 낸 국민연금기금을 쌈짓돈처럼 이용했다"며 "공공부문 민영화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앞장서 투쟁해 달라"고 당부했다.

라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몸통은 경영승계에 골몰한 이재용으로 보인다"며 "박근혜 퇴진과 전경령 해체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전 조합원과 함께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철도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민주노총 수도권 조합원 3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퇴진 요구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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