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세종로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아로새겨졌다. 공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넘어갔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분노와 함성으로 들끓었다. 13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전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시민은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다. 부산·대구·광주·제주를 비롯한 전국 10여곳에서 열린 지역집회에도 10만여명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전체 국민 50명당 1명 이상이 거리에 나선 셈이다. 1987년 6월 연세대 학생 이한열 열사 장례식 때 서울역 인근에 모였던 100만 인파를 웃도는 최대 규모다.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일본·호주·브라질 등 해외 10개국 이상 40여개 지역에서도 현지시각으로 11일과 12일 촛불이 올랐다.

민중총궐기 개최에 앞서 서울시내 20여곳 이상에서 열린 부문별 사전대회 참가 열기도 뜨거웠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서울 남대문 앞에서 농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평화행동·빈민장애인대회·시민대행진·환경대회·여성대회는 각각 대학로와 서대문, 종로 인근에서 열렸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대학생행동실천단·서울청년네트워크와 대학학생회연합이 주최한 청년학생총궐기대회가 개막했다. 개그맨 김제동씨가 광화문광장에서 진행한 토크콘서트에는 시민 1만명이 모였다. 청소년·학생 2천여명은 탑골공원에서 열린 청소년학생총궐기대회에 함께했다.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6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조합원 15만명이 참석해 성과연봉제 등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노동개악 정책 무효화를 선언했다.

▲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16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같은날 오후 4시 서울광장과 광화문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에워싸는 행진에 나섰다. 오후 6시30분께 대회 참가자들은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는 함성을 지르며 공동행동을 벌였다. 휴대전화와 촛불을 손에 든 시민들은 '하야가'를 합창했다. 오후 7시30분께 '박근혜 퇴진 3차 범국민대회'가 열리자 주최측은 "참가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시민 수천명은 공식일정이 끝난 뒤인 13일 새벽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산발적인 집회를 계속했다.

투쟁본부와 비상국민행동은 박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19일 전국 촛불집회, 26일 서울집중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13일에도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국집회가 열렸다.

▲ 12일 서울 세종로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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