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범죄자다. 검찰이 노동운동가·민주화 투사·반정부 인사·반체제 활동가를 괴롭혀 온 정성과 열의의 절반만 갖고 박근혜를 뒤진다면 수백 가지가 넘는 범죄행위를 입증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집회를 주최했다고 일국 노총의 위원장이 7년 구형에 5년을 선고받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이 법의 지배(the rule of law)를 원칙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라면 박근혜는 500년을 감옥에 보내도 모자란 역사적 범죄자에 다름 아니다.

범죄자 박근혜를 주군으로 모신 새누리당 역시 범죄단체다. 자유와 평등과 평화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체제를 무너뜨려 온 반헌법·반체제 집단이다. 이 당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원칙을 부정하고 "권력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는 신수설(神授說)에 기반한 봉건적 질서를 옹호해 왔다. 대한민국을 파시즘 체제로 되돌리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갖은 요설과 술수로 국정을 농단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데 앞장섰다. 헌법체제를 부정한 범죄단체에 불과한 새누리당을 하루빨리 해체해야 한다. 또한 박근혜가 범죄자이자 '정치적 금치산자'임을 직접 확인했음에도 입신양명과 사리사욕을 위해 박근혜·최순실 범죄집단의 주구가 된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관료들을 해고해야 한다. 청와대 관련자들은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해 범죄 연루와 공모 여부를 밝혀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범죄집단에 뇌물을 주고 자신의 이권을 챙긴 재벌들도 철저한 조사를 거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삼성·현대자동차·LG·SK·CJ·롯데·한화 등 7대 재벌 모두 범죄행위에 깊이 연루돼 있다. 사상 최대의 경제위기로 국민경제가 어렵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생활고가 날로 나빠지는데도, 자기 안위를 위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군말 없이 박근혜·최순실 범죄집단에게 갖다 바친 재벌들의 행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재벌 체제로 상징되는 박정희식 경제발전의 부정적 산물과 반역사적 유산을 청산할 때가 됐다. 족벌 세습의 봉건적 후진성과 부패부후(腐敗腐朽)함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하고, 소유 자체의 역사적·법률적 불법성도 철저히 따져야 한다. 식물인간으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이건희가 수백·수천억원의 회삿돈을 챙기는 게 가능한 이 희한하고 부패한 경제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조선·중앙·동아일보로 대표되는 극우언론들의 행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자유와 평등을 짓밟는 권력과 체제에 빌붙어 거짓 선전과 증오 선동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혹세무민한 대표적 범죄자들이다. 불법과 불의에 침묵하고 동조하면서 박근혜 정권을 세우는 데 기여한 극우언론의 공로는 지우려야 지울 수 없을 만큼 명백하다. 이들은 이제 이빨 빠진 권력을 물어뜯으면서 자신들의 하이에나 속성과 인간적 비열함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

범죄자들과 범죄집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은 검찰과 사법부가 건강할 때 가능하다.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법의 지배’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때 가능하다. 문제는 검찰과 사법부 안에 박근혜·최순실 범죄집단의 부역자가 득실거린다는 점이다. 재벌·관료와 씨줄과 날줄로 엮여 헌정체제를 유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짓밟고, 지배체제 영속을 위해 법을 악용해 저항세력을 짓밟은 집단이 다름 아닌 검찰과 사법부다. 이 때문에 박근혜·최순실 범죄집단과 그 공범들의 범죄행위를 제대로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비상시국에서 유일하게 민의를 대변하는 권위를 가진) 국회가 임명하는 특별검사제와 특별판사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특별검사와 특별판사의 조건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자유롭고 평등한 국민(people)에게 있고 대한민국의 기원은 3·1 운동과 4·19 혁명 정신에 있다고 선언한 헌법에의 충성이어야 할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집권기 동안 대통령·새누리당·관료·재벌·검찰·사법부·언론·학계의 지배 엘리트들이 한통속이 돼 노동자와 농민을 착취하고, 국부를 사유화하고, 국정을 농단했다. 범죄자 박근혜가 코너에 몰리자, 지배 엘리트들은 연결고리를 끊어 자신들의 범죄를 묻어 버리고 정치적 책임과 법적 처벌을 피하려는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서민의 등골을 빨아 부와 권력을 누린 자들이 박근혜와 최순실을 희생양으로 내세우고는 어둠의 장막 뒤로 숨어들고 있다.

박근혜를 감옥에 보내는 것, 즉 일개인을 처벌하는 것으로 작금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오산이다. 박근혜의 감옥행은 헌법정신을 유린하고 자유와 평등의 민주주의 체제를 짓밟은 범죄집단을 척결하는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다. 시대에 역행해 사회를 질식시키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고 한반도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은 구체제를 시급히 해체해야 한다. 자유와 평등의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의 흐름에 올라타 사회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발양하며 국민경제를 살찌우고 남북 화해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데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11월 민주항쟁의 거리에 중고생들이 들고나온 모토인 ‘혁명’을 현실의 정책과 제도로 구현해야 할 임무가 기성세대에 던져진 것이다.

아시아노사관계컨설턴트 (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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