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유가족이 2일 오후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 서명용지 전달을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경찰이 막아서자 한 유가족이 울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박근혜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유가족과 시민 100여명은 2일 오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485만명의 국민 서명용지를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하다가 해산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삼보일배에 앞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답을 내놓지 못하면 대통령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과의 면담에서) 언제라도 찾아오라던 그 말씀에 맞게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구에 응할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대책위는 지난달 15일 세월호 특별법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민 350만명의 서명용지 1차분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날 가족대책위와 시민·사회단체는 추가로 받은 135만명의 서명용지를 62개 박스에 나눠 담았다.

유가족들은 62개 박스를 들고 삼보일배를 진행했지만, 광화문광장에서부터 200미터도 가지 못한 채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단원고 고 문지성양의 아버지 문종택씨는 “대통령은 아이를 낳아 기른 부모의 심정을 (주변에) 물어봐서라도 알아 달라”며 “더 이상 유가족을 폭도로 만들지 말고, (대통령이) 만나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시도한 데는 지난 1일 새누리당과 가족대책위와의 3차 면담이 30분 만에 결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족대책위는 “면담이 결렬된 이유는 새누리당이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유가족과 협상을 진행하는 척하면서 국민과 유가족 사이를 갈라놓는 행태로 면담 결렬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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