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옛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 김요성(45)씨는 26일 열리는 마사회 면허전형위원회를 앞두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1년마다 이뤄지는 조교사 면허갱신에서 자신이 속한 조의 조교사 면허갱신이 안될 것이라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 경마시행규정시행세칙에 따르면 면허심사기준일부터 3년 이내 2회 이상 경고를 받은 조교사는 면허갱신이 불허된다. A조의 B조교사는 2011년 자신의 조원이었던 마필관리사 박용석씨가 열악한 처우를 비관하며 자살한 이후 관리·감독 부실을 이유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적저조를 이유로 두 차례 주의조치를 받은 B조교사는 면허전형위에서 면허갱신 불허통보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B조교사와 개별고용관계를 맺은 5명의 마필관리사들은 하루하루가 좌불안석이다.

마사회 면허전형위 개최를 앞두고 부산경남 마필관리사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25일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에 따르면 26일 오전 김씨를 비롯한 30여명의 부산경남 마필관리사들이 경기도 과천시 한국마사회 본관 앞에서 조교사 개별고용 폐지와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부산경남 마필관리사들은 조교사협회와 고용계약을 맺고 있는 서울 마필관리사들과 달리 조교사들과 개별고용 관계에 놓여 있다.

해당 조교사의 면허갱신 여부에 따라 자신들의 고용 여부가 결정되면서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조교사가 잘리면 소속 마필관리사들도 함께 짐을 싸서 나가야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파리 목숨과 다를 게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조가 해체됐다고 모든 마필관리사들이 해고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조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인맥에 좌우되고, 다른 조의 조교사가 선택해 주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같은 근로조건의 계약서를 기대하기 힘들다. 호봉제가 없기 때문에 조교사가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

A조에서 팀장이었던 김씨는 "다른 조로 이동했을 때 지금까지의 경력은 싹 무시되고 밑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대충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교사의 부정으로 올해 4월 해체된 C조의 마필관리사 6명 중 2명은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직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조교사들의 안위에 따라 언제 생존권을 박탈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조합원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조교사 개별고용은 철폐하고 고용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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