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마장 마필관리사들이 2014년도 단체협약 교섭 도중 사측인 조교사들의 단체교섭 방식 변경 요구로 갈등을 빚고 있다.

29일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제주경마공원지부(지부장 김석수)에 따르면 지부는 올해 3월1일자로 조교사협회장이 바뀐 뒤 협회에 11차 단체교섭을 열자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지난달 10일 A조교사로부터 '조교사사업장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받았다. 이번 교섭부터 대표교섭위원을 지정하지 않고 각 사업장별로 교섭을 할 테니 양해를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뒤이어 또 다른 조교사들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심지어 기존에 맺은 단협의 일부 문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한 요구안을 지부에 보내고는 이대로 갱신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지부는 개별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경마장 마필관리사들과 조교사들은 지난 2002년 제주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 아래 '조교사들은 대표교섭위원(협회장 외 3명)을 꾸려 이들에게 교섭권을 위임한 뒤 지부와 교섭해야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지부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이뤄진 합의였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매번 조교사들은 대표교섭위원들을 선출한 뒤 지부와 단체교섭을 벌여 온 것이다.

하지만 현재 조교사들이 요구하는 대로 개별교섭을 할 경우 지부는 20개 사업장별로 각각 조교사 1명과 그 조의 관리사 1명이 참여한 가운데 교섭을 벌여야 한다. "조교사들이 개별교섭으로 시간을 끌며 사실상 교섭을 해태하겠다는 의도"라며 마필관리사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김병철 제주경마장 조교사협회 사무국장은 "대표교섭위원들이 전체 조교사들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할 수가 없다"며 "2년에 한 번씩 교섭위원들을 교체해 왔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교섭위원을 맡지 않겠다고 해서 개별교섭을 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수 지부장은 "20명의 조교사들과 개별적으로 교섭에 응한다는 거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대표교섭위원을 할 사람이 없다는 건 교섭을 회피할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 반발했다. 박봉철 노조 위원장은 "노사가 합의한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상급단체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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