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1천5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를 앞두고 삼성전자서비스 지역지사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지역센터에 경고장을 보내고, 센터장이 집회참가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는데도 600여명의 지회 조합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108개 센터 중 64개 센터 1천500여명의 조합원들이 노조에 가입했다.
고객의 AS 요청을 정해진 기일에 처리하지 못하는 ‘미결일수’ 증가를 이유로 지사로부터 두 번의 경고장을 받은 부산해운대센터분회는 이날 집회 참가를 강행했다. 당직을 서야 하는 내근직과 몸이 아픈 외근직 조합원 2명을 제외하고 조합원 39명 중 22명이 상경했다. 부산해운대센터에서 근무하는 곽형수(37) 남부부지회장은 “경고장이 두려워 집회에 못 오면 어떻게 노조활동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동광주센터에서 일하는 김경수(31) 조합원은 “센터장이 모두 출근하라고 했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참가했다”며 “노조가 생긴 뒤 회사 분위기는 안 좋아졌지만 회사가 노조 눈치를 보면서 근무시간이 줄었고 수당은 늘어났다”고 웃었다
회사측의 압력에 조합원들이 올라오지 못한 지역센터도 있었다. 전남 순천센터에서 일하는 유송기(42) 서부부지회장은 “센터장이 강제로 토요일 근무를 시키는 바람에 15명의 조합원 중 혼자만 올라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유 부지회장은 “선후배들이 센터장의 말을 듣지 않으면 회사에서 잘릴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함께 나서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노조는 지회와 각 지역센터분회에 노조 로고가 새겨진 현판을 전달했다. 지회와 분회가 아직 노조사무실을 제공받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활동 보장을 위한 본격적인 투쟁을 선언한 셈이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삼성이 헌법을 무시하면서 노동3권을 부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민주노조 깃발을 꽂았다”며 “삼성그룹 전체에 노조를 만드는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삼성전자의 서비스지수 1위 달성의 주인공은 회사가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이라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박살내고 노동기본권과 인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 외에 협력업체인 23개 지역거점센터에 기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기초협약은 △조합사무실 지원 등 노조활동 보장 △금속산업최저임금 적용 △AS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임금체계 개선 △산업안전위원회 구성 등 12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해 지역센터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반드시 하게 돼 있는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하지 않아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이 잇따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대해 일부 센터들이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기 시작했다”며 “협력업체들과의 교섭이 조만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