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회 기자

태광그룹 계열 종합유선방송사업(MSO) 업체 (주)티브로드홀딩스가 ‘바지사장’을 내세운 위장도급 형태로 협력업체를 운영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티브로드 고객센터·기술센터 소속 노동자들이 쟁의행위 절차에 돌입한다. 올해 하반기 간접고용 노동자 집단행동의 시발점이 될 지 주목된다.

티브로드와 도급계약을 맺고 운영되는 고객센터·기술센터 소속 노동자로 구성된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지부장 이시우)는 13일 오전 태광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짜 사장인 티브로드는 노조의 임금·단체협상 요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티브로드가 개별 도급업체의 인사와 급여책정, 성과평가와 인센티브 지급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을 들어 “고용관계를 도급으로 위장한 뒤 도급업체 노동자들을 노무관리해온 티브로드는 불법행위와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고 사용자로서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부는 다음주 중으로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티브로드를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지, 개별 도급업체를 상대로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지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할 경우 ‘원청업체와 도급업체 노조는 교섭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행정지도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노위에 조정신청을 낼 경우 ‘원청업체로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지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어렵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합법적인 쟁의행위는 가능하다. 노동위의 행정지도하에서도 합법적 쟁의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노동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지부는 전국 47개 고객센터와 기술센터 중 16곳을 대상으로 5~9차까지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한 상태다. 주요 요구안은 △기본급 150만원 일괄 적용 △상여금 400% 분할지급 △노동시간 단축과 시간외근로수당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