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억 기아자동차 비정규 노동자

2018년 가을,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비정규 노동자들의 기대가 분노로 바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최저임금은 오히려 빼앗겼고,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자회사라는 이름의 가짜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10대 재벌 불법파견 해결은 사라지고, 감옥에 가야 할 이재용·정의선 등 재벌 회장들이 가장 먼저 초대를 받아 청와대에서 만찬을 즐겼다.

문재인 정권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십수년의 투쟁이 또다시 거꾸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 산별과 지역을 넘어선 비정규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이 너무도 절실했다. 현대기아차 6개 비정규직지회와 한국지엠·아사히글라스 등 금속노조 비정규단위 동지들의 논의와 결의를 먼저 모아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 당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던 이태의 동지였다. 이태의 동지는 이미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투쟁 특별위 집행위원장으로 공동투쟁을 조직하고 있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 문재인 정권과 총자본에 맞선 비정규 노동자들의 전국적 단결과 투쟁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했을 때, 이태의 동지는 주저하지 않았다. 공동소집권자라는 막중한 책임까지 맡아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을 이끌어 줬다.

2018년 11월12일을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의 직접대화를 요구하며 우리는 투쟁을 시작했다. 4박5일 동안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대검찰청과 국회 담을 넘고 청와대로 진격했다. 그해 12월11일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이 무참히 죽었을 때, 비정규 노동자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다”고 외치며 겨울 내내 용균이가 돼 싸웠다. 이태의 동지는 어머니 김미숙 동지와 함께 가장 선두에서 투쟁을 이끌었고, 50년 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을 만들어 냈다.

2019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확대와 노동법 개악을 시도했을 때, 비정규 노동자들은 경사노위를 점거했고 이를 저지했다. 이때도 이태의 동지는 가장 선두에 서 있었다.

코로나19 경제위기가 가장 먼저 노조 밖 대다수 비정규 노동자들을 덮쳤다. 해고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휴업수당, 실업급여, 4대 보험 적용을 외치며 금지된 집회를 뚫고 광화문으로 향했을 때도, 쿠팡 본사에서 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까지 죽음과 해고를 멈추는 40리 길 행진을 할 때도 이태의 동지는 가장 앞에서 투쟁의 행진을 이끌었다. 김용균의 친구, 노조 밖 비정규 노동자들의 친구로 어떠한 투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투쟁은 선언과 공약이 아니라 삶으로 드러난다. 누구나 비정규직 철폐를 얘기하고 구속되겠다며 투쟁을 결의하지만 실제 그러한 삶을 살았는지는 오로지 실천 속에서만 확인된다.

87년 노동절 집회에서 첫 구속을 당한 이태의 동지! 87년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 직후, 삼영모방노조 교육부장으로 투쟁하다 해고된 이태의 동지! 2007년 학교비정규직으로 입사해 노조를 건설하고 교육공무직본부장으로 학교비정규직을 직접 조직하고, 최초의 학교비정규직 전국파업을 조직해 본 사람. 공공부문 비정규직 10만 공동파업으로 노정협의의 틀을 만들어 낸 동지. 온 삶이 이미 투쟁이었던 이태의 동지다.

문재인 정권이 노동존중 공약들을 서랍장에 처박아 둔 채 대놓고 재벌과 자본가들 편에 서서 노동개악을 자행하고 있는 지금, 노조 밖 대다수 비정규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일하다 죽고 생계대책도 없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는 코로나19로 해고되는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는 민주노총이 절실하다. 노조 밖, 고용보험 밖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민주노총이 필요하다. 코로나19를 핑계로 투쟁을 방역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총자본에 맞선 투쟁하는 민주노총이 절실하다. 자랑스러운 민주노총은 이 투쟁 속에 우뚝 설 것이다.

삶이 투쟁이었던 사람, 실제로 비정규직 노조를 건설하고 투쟁을 조직해 본 사람! 진짜사장과 정권에 맞서 싸울 진짜 비정규직 투쟁일꾼 이태의 동지라면 함께할 수 있다. 이미 삶이 투쟁이었던 기호 2번 동지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 노동해방으로 달려가는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꿈꿔 본다. 반드시 그리할 것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