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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기호 2번 이영주 위원장 후보] “2021년 11월 총파업-총궐기로 한국 사회 근본부터 바꾸겠다”
▲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 3기 임원선거가 28일 치러진다.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당선했지만,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문제 같은 갖가지 노동정책에서 벽에 부딪친 문재인 정부다. 선출될 3기 임원은 그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함께하며 방향을 잡고, 새로운 대통령과 지방정부 수장을 뽑는 정치 일정도 소화해야 한다. <매일노동뉴스>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인터뷰하고 기호 순대로 나흘간 싣는다. 후보 간 차이를 드러낼 수 있도록 질문을 크게 다르지 않게 했다.<편집자>

‘민주노총을 다시 자랑스럽게.’ 기호 2번 이영주(55·사진)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내건 슬로건에는 역으로 ‘민주노총이 지금은 자랑스럽지 않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런 해석을 이영주 후보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민중총궐기를 비롯한 투쟁을 했던 2015~2017년을 ‘민주노총이 가장 자랑스러웠던 시기’로 규정했다. 당시는 한상균 직선 1기 집행부 시절이다. 그는 사회적 대화를 추진했던 김명환 전 집행부시기를 “잃어버린 3년”이라고 표현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를 바꾸기 위해 2021년 또다시 총파업·민중총궐기를 조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선거 홍보 동영상도 초반에 ‘2015년 11월14일 그날의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억하시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시작한다.

그래서일까. 일각에선 “과거 회귀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 후보는 “2015년은 정권의 브레이크를 잡는 투쟁이었다면 2021년 투쟁은 엑셀을 밟고 전진하는 투쟁”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이 후보는 한상균 집행부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2015년 노동절 집회와 민중총궐기 집회를 비롯한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017년 구속된 뒤 2018년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민주노총 직선 1기 한상균 집행부의 사무총장으로 3년을 지냈다. 그 기간 동안 한상균 당시 위원장과 제가 모두 구속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그래도 조합원들은 투쟁을 했던 그 기간이 민주노총이 가장 자랑스러운 시기라고 하더라. 그런데 2017년부터 다 멈춰 서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가 요구안을 내놓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어떤 것도 실현되지 못했다. 민주노총을 다시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 모든 사람들이 내가 촛불에 참여했던 의미를 다시 찾을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출마하게 됐다.”

-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승리의 경험·투쟁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조합원 중 누구라도 위원장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야 할 결정적 시기들이 존재한다. 2015년은 ‘박근혜 정부에 맞짱을 떠야 할 시기’여서 우리를 선택해 달라고 조합원들께 호소드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후보들이 내놓는 일상 사업안들은 좋은 의견이면 다 흡수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노동개악이 진행되고, 코로나19로 시민권·노동기본권이 후퇴하는 상황이다. 일상사업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지금은 이 시기를 책임질 집행력과 투쟁 경험과 실질적 비전을 가진 집행부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

“투쟁 잘 될 때 갈등도 줄어들어”

- 지금의 민주노총은 어떻게 평가하나.
“민주노총 내부적으로는 단결과 투쟁이 없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그 결과 갈등이 생기고 신뢰가 깨졌다. 단결과 혁신은 ‘단결하자’ ‘혁신하자’ 하고 말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투쟁할 때 생겨나는 것이다. 투쟁이 잘 될 때는 갈등도 줄어든다. 민주노총 외부적으로는 전체 노동자에 대한 대표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1노총의 지위를 획득했지만 모든 노동자의 대표는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합원 숫자도 중요하지만 5명 미만 사업장·비정규 노동자 등 노조 우산 밖 다수 노동자와 함께하기 위한 방안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

- 선거가 중반 이후로 치닫고 있지만 열기를 느낄 수 없다는 평이 적지 않다.
“우선 물리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조합원들을 만날 수 없다. 2014년 1기 직선제 선거 때는 하루 종일 조합원들을 만나러 다녔다. 한 달 동안 10만명 정도를 만났다. 또 한편으론 지난 3년 동안 민주노총이 조합원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이 조합원들의 무관심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내 삶과 깊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면 관심은 자연스레 높아진다. 조합원들의 관심을 높이는 방법은 역으로 멀리 있지 않다. 민주노총을 다시 자랑스럽게 세우면 된다. 조합원들이 조직에 직접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조합원들에게 투쟁의 경험을 약속드려야 한다.”

“총파업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가 총파업 해야 할 때”

- 슬로건·핵심 공약을 쉽게 소개해 달라.
“슬로건은 ‘민주노총을 다시 자랑스럽게’다. 노동자들이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은 단결하고 투쟁하고 승리할 때다. 2015년 노동개악 총파업과 민중총궐기 때가 그랬고, 총궐기가 씨앗이 돼 만들어진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 당시가 그랬다. 2017년 민주노총이 요구한 최저임금 1만원을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놓았을 때가 그랬다. 그런 민주노총을 다시 만들자는 취지다. 민주노총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힘은 바로 노동자의 투쟁이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11월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총궐기를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노동자는 해고와 휴·폐업, 임금삭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 정당들은 노조법 개악안을 앞다퉈 들고나왔다.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내는 ‘세상을 바꾸는 투쟁’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다. 노동의제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복지·교육·의료 등 삶과 관련된 한국 사회 구조를 바꾸는 투쟁을 하겠다.”

- 정권 말기에 총파업을 하는 것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2017년 6월30일 한상균 집행부에서 사회적 총파업을 했는데, 그해 5월은 대선을 치러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시기였다. 당시 ‘정권 초기에 파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말이 있었다. 총파업을 정권 초기에도, 정권 말기에도 해서는 안 된다면, 도대체 언제 할 수 있는 건가. 민주노총이 총파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시기가 총파업을 해야 할 때다. 코로나19 시기에 총파업이 가능하냐는 질문이 있는데, 우리는 총파업·민중총궐기를 기존 방법 그대로 사용할 생각이 없다. 코로나19 정국에서는 새로운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가령 2015년에는 10만명이 광화문 앞에 모여서 박근혜 정부에 대항했다면 지금은 10만명이 100명씩 1천곳에 흩어져서 우리의 요구를 호소하고 이것을 유튜브로 생중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무대 중심 투쟁이 아니라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시민들과 나눌 수 있는 축제 같은 투쟁을 만들어 가는 방법이다. 당선되면 조합원들과 더 도발적이고 창의적인 집회 문화를 추가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내년에 한국에서 시작할 새로운 전술은 전 세계 노동자·민중들에게 전파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사회적 대화에 대한 입장은.
“노사정위원회·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의 사회적 교섭은 대화의 탈을 쓰고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이다. 권투를 하려고 링 위에 올랐는데 상대 두 명(사측·정부)이 편을 먹고 나와 나 홀로 싸우는 것과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교섭 방침으로 노정 직접교섭과 산별교섭을 요구한다. 정부를 교섭장에 앉힐 무기는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테이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당당하게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 정기훈 기자


“2022년 노동자-민중 단일후보로 대선 돌파”

- 민주노총의 정치방침과 노동자 정치세력화 계획을 말해 달라.
“2022년 노동자-민중 단일후보로 대선을 돌파하겠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모두 ‘노동개악 추진 정당’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몇몇 진보정당이 있지만 노동자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노동자·농민·빈민·학생을 비롯한 민중을 대변할 수 있는 힘 있는 대선후보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노동자·민중 단일후보 선출에 동의하는 단위들과 함께 선출 방식을 정하겠다. 이 과정에 조합원 총투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단일후보는 총파업·민중총궐기 과정에서 함께 싸운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이나 말로만 진보정치를 자처하며 노동자·민중과 함께 투쟁하지 않는 정당이 있다면 노동자-민중 단일후보 대상이 될 수 없다. 대선 방침 외에 일반적 정치방침과 관련해서는 하나의 정당으로 조합원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진보정치의 흐름이 분열로 흐르는 대신 힘을 모으는 과정으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사무총국 운영 계획은.
“2015년 사무총장을 할 때 사무총국 구성원들에게 ‘민주노총 사무총국은 운동의 공간이다. 회사의 사측처럼 동지들을 통제하거나 관리하지 않겠다. 운동성과 자발성을 가지고 사무총국에서 역할을 해 달라’고 했다. 그때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해서 사무총국 운영이 되겠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임기 3년 동안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분들이 민중총궐기를 만들어 냈고, 6개월간 주말도 없이 촛불을 만들어 냈다. 저는 사무총국 동지들의 그런 운동성을 믿는다. 그리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 노동 관련 영역에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 사무총국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강조하려 한다.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하는 현장성, 투쟁과 분리되지 않기 위한 조직쟁의 기능 강화도 중시하겠다.”

- 미래세대를 포함해 전체 노동자 조직화 방안이 있다면.
“지난해 기준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 4분의 1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의 노조 조직률은 0.1%에 그친다. 하지만 오늘은 금속 사업장에서, 내일은 화학 사업장에서, 다음날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어느 한 산별을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하기란 쉽지 않다. 지역본부 직가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미래세대 조직화를 위해서는 준조합원 제도 신설을 추진하겠다. 청소년·청년·학생들은 아르바이트나 단시간 노동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일을 하면서도 노동자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노조에 가입할 통로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준조합원 제도를 통해 청소년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에 들어와 의무는 가볍게 지고, 권리는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체계를 만들 것이다.”

- 민주노총 첫 여성 위원장 후보라는 관심도 받고 있다. 민주노총 조직 성평등 강화를 위한 계획도 있나.
“민주노총 25년 역사 속에서 첫 위원장도 아니고 ‘첫 위원장 후보’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는다니 민주노총이 반성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에 헌신하신 여성 활동가들이 간부로는 진출하지 못하셨다. 한국 사회 어디에나 있는 유리천장이 민주노총 내에서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그것을 깰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명의 여성으로서 굉장한 자긍심을 갖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가 여성이라는 것보다 이 시기에 민주노총의 투쟁을 실질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또 성평등 측면에서 민주노총을 평가한다면, 한국 사회 변혁을 목표로 하는 조직임에도 다른 정치적 진보성에 비해 성평등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내부 비판이 있다. 민주노총이 신속하게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당선되면 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조직 내부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출할 생각이다. 성평등 교육과 관련 교재 개발도 강화하는 등 조직 내 성평등 관련 사업을 주도해 나가겠다.”

- 문재인 정부와는 어떤 관계를 맺을 계획인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하지 않았던 노동개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과 노동시간 관련 시행령 개악, 최근의 노동개악까지 적어도 노동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이전 박근혜 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 이후 대응도 한국판 뉴딜정책도 결국 재벌과 사용자·건물주를 위한 정책으로 채워져 있다. 민주노총은 우리에게 우호적이든 아니든 정부와 상대해야 한다. 사안별로 투쟁을 통해 정부와의 교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기본적 노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노총과의 관계는.
“노동자 권리 신장을 위해 연대 투쟁할 수 있다면 한국노총과 손을 잡겠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노동자 권리를 후퇴시키는 입장에 서게 되면 맞설 수밖에 없다.”

이영주 후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민주노총 직선 1기 사무총장을 지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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