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이제그만 1천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13일 ‘전태일들의 행진’ 투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이 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못다 굴린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전태일 열사가 ‘다 못 굴린 덩이’를 함께 굴려 나가기 위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전태일들이 모였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천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노동자들의 현실은 악 소리도 못하고, 일하다 죽거나 해고되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고통을 끝내고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택배노동자들이 50년 전 시다들처럼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며 사망하고 있다”며 “50년 지난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은 노동 현실을 보며 울분이 터지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고건 쿠팡피해자모임 대표, 박성훈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김경희 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을 포함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태성 간사는 “우리는 50년 전 전태일에서 50년 후 김용균까지 여전히 노동현장에서 죽거나 다치는 노동자를 보고 있다”며 “또 50년 후에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전태일이 되고 김용균이 돼 더 치열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 △해고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4대 보험 적용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했다.

공동투쟁은 전태일 50주기인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5가 전태일다리에서 청와대로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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