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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운명 걸린 민주노총 임시대대 ‘안갯속’노사정 잠정합의안 놓고 산별대표자·조합원 찬반 이견 노출
▲ 최나영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잠정합의안 승인에 위원장직을 걸었다. 잠정합의안이 임시대의원대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시대대 투표 결과 합의안이 부결되면 김경자 수석부위원장과 백석근 사무총장을 비롯한 2기 직선 지도부 전원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 잇단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합의안 추인이 무산되자 “임시대대를 소집해 합의안을 심의·의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9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열린 중집에서도 노사정 잠정합의안에 대해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규약에 따르면 민주노총 위원장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임시대대를 소집할 수 있다. <2020년 7월6일 ‘노사정 잠정합의안,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문턱 넘을까’ 기사 참조>

민주노총은 13일 임시대대 소집공고를 내고, 20일이 있는 주중에 임시대대를 열고 합의안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산별노조 위원장은 반대 연서명, 산하 노조는 긍정 검토하는 곳도

대의원대회는 오랜 노동운동 경력이 있는 상층간부 중심의 중집과 달리, 그렇지 않은 이들도 섞여 있고 구성원도 많다. 대의원대회 재적인원은 1천440명 가량인데 반해 중집위원 수는 56명에 그친다. 중집과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매일노동뉴스>가 12일 복수의 산별노조·연맹을 취재한 결과 집행부 공식입장과 다른 목소리가 현장 조직원·대의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가 대표적이다. 최준식 노조 위원장은 지난 3일 합의안 폐기와 임시대대 소집 철회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중집위원 성명에 동참했다. 임은기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강성규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장도 같은 목소리를 내는 민주노총 대의원 연서명에 최근 참여했다. 반면 국민건강보험노조 정책연구원과 공공운수노조 환경에너지안전협의회는 13일 합의안 관련 현장간부 긴급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노조 관계자는 “김명환 위원장이 합의안에 위원장직을 걸었던데 그러기 전에 왜 이걸 검토하게끔 했는지 자세히 살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 23만명 중 공공기관 노조 조합원은 11만명인데, 공공기관 노조들의 경우 사용자가 정부여서 노사정 대화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전부는 아니지만 다수가 찬성 입장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공공운수노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합의안에 대한 의견은 반반 정도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 지지 산별에서도 입장차 표출

산별노조 집행부나 내부 다수 입장과 다른 의견이 새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금속노조가 그렇다.

김호규 위원장이 합의안 폐기 요구 민주노총 중집위원 성명에 동참한 데 이어, 현대차지부장·기아차지부장을 포함한 노조 중집위원들도 8일 같은 주장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주요 사업장 현장조직들도 합의안 폐기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현대차지부에서는 금속민투위·금속연대·민주현장·현장노동자를 비롯한 8개 조직이 8일 입장을 밝혔다. 기아차지부에서는 노동자의힘·더불어실천노동자회·민주현장을 비롯한 7개 조직이 13일에 공동입장을 낸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금속노조에서는 반대 입장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하지만 노조 소속 대의원 절대다수가 반대표를 행사할 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지부의 경우 사회적대화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지만 내용의 충실성에 대한 입장은 갑론을박이 있다”며 “지부장과 현장조직들이 반대입장을 냈지만 정파 내부의 개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까지는 전혀 알 수 없고 현재는 (여러 입장들이)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대를 통해 토론·설명을 듣고 관망한 뒤 입장을 정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노사정 잠정합의안에 긍정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보건의료산업은 인력확충을 포함해 정부 정책이 뒷받침이 안 되면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산별교섭도 하고 있어서 사회적 대화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노조 대의원들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노사정합의 폐기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대의원 연서명에는 김혜경 노조 조선대병원지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노조 관계자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그렇지 않은 조합원도 일부 있다”며 “대의원들이 소신에 따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비스연맹도 강규혁 위원장이 임시대대 소집과 잠정합의안 통과를 지지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연맹에선 이번 합의안이 1998년 노사정 합의랑 비교할 만한 (나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다수 의견인데, 합의안을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며 “굳이 이걸 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과 굳이 이걸 안 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어떤 조직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입장 차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노동자가 자신감 있게 투쟁할 수 있도록 해야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이른바 교섭주의자의 공간을 열어 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과, “사회적 역할·책임을 위해 최소한의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린다는 얘기다.

온라인 대회 참석률·토론 효율성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의견수렴 방식이나 온라인상에서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 효율성에 대한 논란도 있다. 충분한 토론이나 의견수렴, 대의원들의 참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연맹 관계자는 “현재 홈페이지에 올라온 합의안 설명문은 36페이지로 너무 길어서 다 읽기 어렵고 본인(민주노총 집행부) 중심적으로 쓴 것 같다”며 “민주노총에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간결한 내용으로 합의안을 정리해 줘서 대의원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상황인데,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이전에 산별노조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임시대대를 했을 때 얼굴보고 하는 것보단 안 좋았지만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부담이 없어서 참석률이 높았다”며 “다른 지역본부·산별노조도 화상으로 회의를 해 봤고, (온라인 방식 직접선거 때보다) 민주노총 사안에 관심 있는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니 투표율도 낮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대의원대회를 8~9일 동안 진행해 대의원들의 충분한 질의응답·토론 시간을 보장하면서 승인 절차를 밟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온라인대회 방식과 관련해 “합의안 설명 자료를 게시판에 띄우고 댓글로 의견을 받는 방식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20일이 시작되는 주 전에 최종 결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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