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셧다운을 요구한 것을 포함해 이스타항공 경영에 간섭했다는 녹취록과 자료가 공개됐다.

6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6분35초 분량의 녹취를 공개했다. 지난 3월20일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간 통화 내역이다. 녹취에 따르면 최 대표는 이 대표에게 “셧다운이라는 게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니 조금이라도 운영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석주 대표는 “가리지 않고 말씀드리겠다”며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이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 그러려면 셧다운이, 관으로 가게 돼도 그게 맞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3월24일 셧다운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 3일 녹취록 없이 “경영진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들었다”며 관련 내용을 폭로했는데,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

녹취에서는 체불임금을 제주항공이 해결하겠다는 내용도 나왔다. 최종구 대표는 “남아 있는 사람들의 미지급 급여를 제주가 경영할 때 다 져야 한다”고 하자, 이석주 대표는 “딜클로징(계약 완료)을 하면 그 돈 가지고 미지급한 것, 그중 제일 우선순위는 임금”이라고 답했다. 계약이 완료된 후에 체불임금을 제주항공쪽에서 지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제주항공은 지금까지 계약상 체불임금은 이스타항공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해 왔다.

▲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노조는 지난 3월9일 오후 12시부터 1시30분까지 진행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경영진 간담회 회의록 일부도 공개했다. 이 대표와 최 대표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제주항공은 기재 축소(4대)에 따른 직원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급여 체납 탓에 구조조정 시행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제주항공이 50억원을 빌려줄 경우 해당 대금은 구조조정 관련 인건비로만 쓴다는 계획도 회의록에 담겼다.

노조는 시점이 특정되지 않은 문서 자료도 공개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인력 구조조정 규모와 비용을 계산한 내용이 담겨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구조조정 인원은 405명이고 이에 따르는 보상비용은 52억5천만원이다. 운항승무직 90명(21억원), 객실승무직 109명(9억7천만원), 정비직 17명(1억8천만원), 일반직 189명(20억원)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 공식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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