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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연구원 사상 최대 수입에도 ‘적자 타령’] 기관장 연봉 올리고 부서장 직책수당 주면서 직원은 허리띠 졸라매라?
▲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보통 공공기관이 적자라고 하면 기관장이 인센티브를 내놓거나 부서장 업무추진비를 줄이는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거꾸로 가고 있어요. 2019년 적자를 이유로 직원들이 연봉을 동결했는데, 알고 보니 기관장은 연봉이 올랐더라고요. 적자가 1억7천500만원을 기록한 2018년에 부서장 직책수당을 4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올리고 업무추진비를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조정했어요.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요?”

김경준 한국지식재산연구원노조 위원장의 말이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김 위원장은 가방에서 여러 뭉치의 서류를 꺼냈다. 이달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낸 부당노동행위 고발장만 3건이다. 특허나 지식재산권 분쟁을 연구하는 특허청 산하 법정 연구기관인 지식재산연구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역대급 정책용역과제 수주했지만
공무원 보수 인상률(1.8%)도 안 된다?


지난해 지식재산연구원은 역대 최대 정책용역과제 수주액을 달성했다. 2015년 9억1천만원·2016년 11억8천만원·2017년 9억3천만원·2018년 13억3천만원이던 외부 정책용역 수탁고가 지난해 22억9천만원을 기록했다.

연구원측은 지난해 3월 임금교섭에서 “향후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2019년 기본연봉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원측은 노사합의 없이 그해 기본연봉을 동결했다. 기획재정부의 임금가이드라인(공무원 보수 인상률 1.8%)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역대급 정책용역 수탁기록에도 연구원측은 적자 이유로 인건비 지출 증가를 꼽았다. 2017년 임금삭감과 시간외수당 미지급 문제를 직원 12명이 노동부에 진정했고, 총 3억6천만원의 체불 사실이 적발됐다. 노사는 2018년 기본연봉을 일괄 600만원씩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임금체불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2019년 지급하는 성과연봉이 2018년 기본연봉 인상과 연동되면서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게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인건비 지출이 늘어 지난해 역대최대 과제 수주에도 불구하고 2억2천만원의 적자를 봤다”며 “지난해 임금을 동결했다는 노조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2018년 기본연봉 인상에 따라 2019년 성과연봉이 대폭 올라 평균 3.3% 인금인상 효과를 봤다는 것으로, 정부 임금가이드라인을 웃도는 임금인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반발했다. 김경준 위원장은 “경영진이 적자라고 하지만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관장은 이사회 승인을 얻어 정부 임금가이드라인(기관장 0.54% 인상)을 그대로 적용하고 2018년 경영평가 인센티브까지 받아 1억7천만원가량의 연봉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전체 직원에게 1.8%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면 필요한 재원은 6천500만원 정도”라며 “지난해 부서장 6명의 직책수당(월 70만원)을 합치면 5천만원에 육박하는데, 그게 인건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무관청인 특허청이 나서 책임 있는 대책 내놔야”

2017년 11월 설립한 노조는 지난해 3월부터 사측과 임금교섭을 했지만 지금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한발 물러서 성과연봉제도를 개선한다면 기본연봉 동결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연구원은 기본연봉 대비 25%를 성과연봉으로 지급한다. 성과연봉 지급률은 최고등급인 S등급의 경우 135%, 최저등급인 D등급은 65%로 차이가 크다. 기본연봉도 개인근무성과평가 결과로 나눠지는 5개 등급에 따라 ±1.5% 차등해서 지급한다. 연구직뿐만 아니라 행정직과 연구지원 부서에도 이런 형태의 성과연봉제가 적용된다.

노조는 성과연봉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만큼 단계적으로 축소하자고 요구했다. 25%에서 20%로 줄이고 추후 5%를 더 줄여 15%까지 낮추자는 제안이다. 사측은 지난해 기본연봉 인상도 성과연봉제 개선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9개월간 세 차례나 김경준 위원장을 인사이동했다. 노조 조합비 공제 개별동의서를 요구하는 등 노조활동을 억누르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가 이달에만 세 차례 제출한 부당노동행위 고소장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며 “주무관청인 특허청이 나서 연구원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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