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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하다 산재당한 쿠팡맨이 노조 조직활동 하는 까닭1년5개월 지나도록 단협 없고 업무 중 노조활동도 어려워 … 2주 동안 전국 15개 캠프 순회 선전전
▲ 정진영 쿠팡지부 조직부장이 지난 12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쿠팡수원1캠프 앞에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강예슬 기자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십니다.”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쿠팡수원1캠프 앞. 적막이 감도는 어둠 속 쿠팡도봉1캠프에서 쿠팡맨으로 일하는 정진영(27)씨 목소리가 퍼졌다.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쿠팡차량에 정씨는 익숙한 듯 인사했다. 차 안 쿠팡맨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목례로 답했다. 정씨는 퇴근하는 쿠팡맨들에게 다가가 웃으며 “한번 읽어 보고 함께 합시다”라며 선전물을 건넸다. 쿠팡맨의 상징인 업무용 파란 점퍼를 걸친 덕인지 퇴근길 쿠팡맨들은 정씨가 나눠주는 선전물을 거리낌 없이 받았다. 선전물에는 "우리는 배송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우리가 뭉치는 만큼 권리를 당겨 올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정진영씨는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조직부장이다. 쿠팡맨인 그는 현재 휴직 중이다. 올해 6월 새벽배송 중 다리를 접질려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12월 복직 예정이었지만 택배 일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담당 의사 소견 탓에 복직을 한 달 더 미룬 상태다. 정 부장은 “노조전임자가 없다 보니 업무를 하며 활동하기 어렵다”며 “휴직기간을 활용해 선전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지부는 지난해 7월 출범했는데 아직 쿠팡과 단체협약을 맺지 못했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간은 그림의 떡이다. 정 부장은 “복직을 하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선전활동을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3일 쿠팡인천5캠프를 시작으로 같은달 18일 쿠팡강서캠프까지 약 2주 동안 15개 캠프를 돌았다. 전국에 흩어져 일하는 쿠팡맨을 만나려면 캠프를 찾아가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부는 야간조 퇴근 시간인 새벽 6시 혹은 주간조 퇴근시간인 오후 7시에 맞춰 선전전을 했다.

쿠팡지부가 갈 길은 멀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쿠팡지부의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교섭권이 있는 노조”라며 “인센티브 제도 등 작업조건과 임금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는 회사의 경영권 문제가 아니라 교섭사항으로 노조가 적극적인 교섭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지리적으로 분산된 노동형태로 조직화가 쉽지 않지만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 등 온라인을 활용해 조직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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