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 자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고용노동부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다. 노동부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시행과 관련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는 물론이고 인가연장근로 확대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용득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수립 이행 안 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1일 국회에서 개최한 노동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갑 노동부 장관과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까지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공약하고 국정과제에서도 밝혔지만 임기 반환점이 된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니 집권세력이 바뀌어 봤자 노동에 대해서는 ‘그 당이 그 당’이라는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후보 시절에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어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공약에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사례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 △4차 산업혁명 대비 △노조가입률과 단체협약 적용률 제고 △노동자 이해대변기구 강화 △부당해고 노동자 첫 복직판정시 즉시 복직을 담았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국정과제에서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수립 시기를 2018년으로 명시했다. 옛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현 경사노위)가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노동존중사회연구회를 운영하면서 연구용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행단계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이 의원은 "한 달 이내에 노동존중사회 기본계획 수립방안과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노동행정 기본계획 수립방안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이재갑 장관은 “실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차기 경사노위 의제개발·조정위원회에서 논의해 본위원회 정식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성현 위원장은 “노동부와 논의해 차기 본위원회에서 내용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노동존중'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 기조에 배치되는 고위공무원들의 언행을 지적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10월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41개 국가 중 13위를 기록하면서도 노동시장 경직성에서 51위를 기록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은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지표 중 우리나라 노동자 권리가 93위, 노사관계 협력수준은 130위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노동권과 노동협력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며 “노영민 비서실장 주장은 노동존중을 내건 문재인 정부가 기업만 하기 좋은 나라, 재벌만 살기 좋은 나라라는 과거 국정기조로 퇴행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징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력근로 논의하면 인가연장근로 말씀드릴 것”

이재갑 장관은 근로기준법상 인가연장근로 확대에 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가연장근로 확대에 대한 입장을 묻자 “탄력근로제 법안 논의시 특별(인가)연장근로 확대를 포함해 (국회가) 논의하시면 여러 가지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그동안 인가연장근로 확대와 관련해 찬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장관 발언은 인가연장근로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부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만으로도 인가연장근로 사유 확대가 가능하다는 법률전문가 판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가연장근로를 확대하면서 노동자 건강권 보호대책을 마련하려면 관련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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