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KBS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최근까지 유독물질 배관이 있는데도 창문·환풍기가 없는 휴게실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일부는 할론가스관과 오수관을 비롯한 각종 배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창문·환풍기는 없는 휴게공간을 사용했다. 할론가스는 연소반응을 억제해 불을 끄는 소화제 중 하나로 밀폐된 공간에서 다량 흡입하면 질식사할 수도 있는 유독물질이다. 지부 관계자는 “휴게공간에 있던 관은 할론가스 배관으로, 건설노조에 확인해 보니 해당 가스가 누출되면 질식사 위험이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사측은 해당 휴게공간을 사용하던 청소노동자들에게 다른 청소노동자들이 이용하는 휴게공간을 함께 사용하게 했다. 하지만 지부 관계자는 “두세 명이 사용하던 좁은 휴게실에 7명까지 들어가 쉬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휴게공간에서 발 뻗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부는 식대 지급을 비롯한 임금인상도 요구했다. 청소노동자들이 2년 전까지 받던 식대는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에 산입됐다. 지부는 “식대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들어가는 직무수당으로 바뀌면서 식대가 사라졌다”며 “KBS는 꼼수를 그만 부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청소노동자들은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고용불안 문제도 심각하다. 지부에 따르면 청소노동자들은 KBS비즈니스라는 자회사 소속으로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다. 지부는 “노동자들은 해마다 1월이면 신입사원이 된다”며 “청소노동자를 자회사로 쫓아낸 것도 억울한데, 자회사 기간제 비정규직이 웬 말이냐”고 토로했다. 한편 KBS비즈니스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올해 8월 공공연대노조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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