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2.12 목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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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 30일 공동파업 하는 이유서울대병원 포함 네 곳만 직접고용, 11곳은 시간끌기 혹은 자회사 고수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30일부터 무기한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전국 15개 국립대병원 중 11개 병원이 직접고용을 이행하지 않으면서다.

29일 보건의료노조·공공운수노조·민주일반연맹에 따르면 현재까지 직접고용에 합의한 병원은 강릉원주대치과병원·부산대치과병원·서울대병원·서울대치과병원뿐이다. 나머지 11개 국립대병원 노사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1개 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은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이 중 쟁의권을 확보한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공동파업을 시작한다.

“자회사 전환 둘러싸고 노사갈등”

11개 국립대병원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자회사 설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원청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갈등을 겪고 있다. 부산대병원이 대표적이다. 부산대병원은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자회사 전환 방식 정규직화를 노조에 제시하고, 컨설팅업체에 연구용역을 맡겨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올해 7월 컨설팅 결과를 직원들에게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관계자는 “병원측은 공청회에서 자회사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며 “이후 병원측이 특별히 입장을 낸 것은 없으며, 정규직노조인 지부 임·단협에서 직접고용 논의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정규직 노동자 처우만 논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충남대병원은 지난 24일 미화·시설 노동자를 대상으로 자회사·직접고용 전환 설명회를 했다. 26일에는 자회사·직접고용 선택 투표를 추진하려 했다가 중단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당시 설명회에서 병원은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직접고용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엉터리였다”며 “엉터리 자료를 바탕으로 자회사 전환을 유도·종용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투표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생명·안전업무는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완료해야 할 의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이 하면 직접고용하겠다더니…”

노조·연맹은 국립대병원 대표 격인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하면 정규직 전환하겠다던 국립대병원들이 서울대병원 직접고용 합의 이후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과 지역 국립대병원은 다르다”는 취지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 3일 본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800여명을 직접고용하기로 합의했다.

전남대병원도 유사하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남대병원 노사는 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끌어 냈다. 임금이나 근속인정 여부를 비롯한 세부사항은 추후에 합의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합의되지 않고 있다. 강신원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지부장은 “병원측은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겠다며 미뤄 왔는데 아직도 직접고용하지 않았다”며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했고 노사 합의로도 직접고용을 하기로 했는데, 병원측은 자회사 전환을 포함해 여러 가지 전환 방식을 열어 놓고 있다고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분원인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박탈감은 크다. 윤병일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분회장은 “사측은 이전까지 ‘큰집(서울대병원)이 결정을 해야 작은집이 따라간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서울대병원 직접고용 이후에도 사측은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병원측은 분당서울대병원이 다른 국립대병원보다 비정규 노동자 규모가 커 고민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 중 가장 많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곳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개된 7월 기준 분당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는 1천481명이다. 전체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5천여명)의 30% 수준이다.

“병원측 비정규직 볼모로 정부와 재정 지원 거래”

노조·연맹은 병원측이 예산상 어려움을 토로하며 직접고용을 회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책이 만들어져야 직접고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3일 “국립대병원이 의학교육·연구 및 공공의료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국립대학병원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체계적인 정책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아직 국립대병원 발전협의체 구성이 안 됐는데, 병원들은 협의체가 구성되고 지원책이 만들어지면 직접고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국립대병원들이 비정규직을 볼모로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정부와 거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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