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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거진 ‘부릉’ 갑질 논란] 배달대행업체 계약해지 반복, 배달노동자 생계 위협라이더유니온, 메쉬코리아 본사 앞에서 증언대회 … 부릉쪽 "원만한 해결 위해 노력"
▲ 강예슬 기자
"부릉에서 잘해 보려고 열심히 '콜(주문)'을 처리했어요. 부릉과 B2B(기업 간 거래)로 계약을 맺은 B패스트푸드업체 배달을 전담했는데 배달 잘한다고 B업체에서 상도 줬어요. 밥도 못 먹고 일했지만 보람이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계약해지를 당하니까, 속이 말이 아닙니다. 다른 곳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수입도 줄고 적응하기 쉽지 않네요."

경기도 안산지역에서 부릉과 계약한 배달대행업체에 소속돼 부릉 전담기사로 일했다는 K(38)씨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K씨처럼 계약해지 당해 일을 그만둔 배달기사는 모두 네 명이다. 이들 중 한 명은 업종을 바꿨고, 세 명은 다른 배달대행업체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부릉은 메쉬코리아가 운영하는 배달대행앱(배달앱)이다.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업체와, 배달대행업체는 다시 배달기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배달대행업체와 계약한 기사는 배달앱에서 콜을 잡아 배달한다.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쉬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중단을 촉구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배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계약을 맺었는데 부릉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배달기사의 노동조건과 근로환경 개선은 배달대행업체와 플랫폼사(배달앱 운영사) 간 계약 이행에 달려 있는 만큼 부릉은 대행업체에 대한 갑질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구 거절하면 계약해지"

안산지역에서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는 사장 최광순(39)씨는 4월18일 부릉에서 "4월30일까지만 일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최씨는 부릉 전담업체와 G배달앱 전담업체를 함께 운영했다. 그런데 부릉이 G배달앱 전담 인력과 거래처(상점)를 모두 부릉쪽으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최씨가 이를 거절하자 부릉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최씨와 부릉이 맺은 계약서에는 "계약해지는 한 달 전에 서면통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최씨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받으려 하는 부릉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다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배달대행업체 계약해지로 일자리를 잃게 된 K씨는 "부릉 매니저가 4월 초만 해도 기사들에게 거래처(배달 상점) 확대를 위한 영업을 독려했다"며 "배달기사들이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갑자기 계약을 해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씨는 "부릉측의 일방적 행동으로 일자리를 잃고 수입이 줄어 생계가 어려운 상태"라고 한숨 쉬었다.

반복되는 배달대행업체를 향한 배달앱 갑질

부릉은 지난 3월에도 서울 강서구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 일로 이 업체 소속 배달기사 네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갑질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배달앱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박정훈 위원장은 "배달앱 경쟁이 과열되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려면 다른 배달앱 브랜드가 점유하고 있는 거래처를 빼앗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배달앱의 이 같은 공격적인 영업·일방적 계약해지가 계속 일어나면서 애꿎은 라이더들만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4월부터 부릉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지만 부릉측은 노조의 면담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릉 관계자는 "4월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배달기사와 충분히 논의했고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협의가 잘 되지 않았다"며 "라이더유니온이 요구한 사안을 충분히 이해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로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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