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인천을 포함해 전국에서 버스노동자 4만1천300명이 동시에 파업 수순을 밟는다. 다음달 14일께 버스 2만여대가 운행을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24일 자동차노련에 따르면 이달 29일 233개 노조가 전국에서 동시에 쟁의조정을 신청한다. 연맹 소속 479개 노조 중 48.6%가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것이다. 버스노동자들은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임금보전을 요구한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묶여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버스노동자들은 올해 7월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이렇게 되면 현재 한 달 평균 24일가량 근무하는 부산시 버스노동자의 근무일수는 22일로 줄어든다.

문제는 돈이다. 버스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이 줄어도 임금수준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버스 운전자의 월평균 임금은 354만원이다. 버스노동자들은 기본급이 전체 임금의 49%에 불과하다. 초과근로수당이 32%, 상여금이 19%를 차지한다. 초과근로수당에 의존하는 임금구조 때문에 노동시간이 줄면 임금도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또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신규채용이 이뤄져야 현재 운행 중인 노선버스 배차시간을 맞출 수 있다. 부산시에서만 700명의 추가인력이 필요하다.

반면 버스 회사들은 임금 보전까지 하면서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추가 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맹은 "정부 추산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버스에서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부족인력이 1만5천여명에 이르는데 임금보전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신규채용마저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사 모두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연맹은 시민을 대상으로 버스노동자가 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알리고 있다. 이날부터 유튜브 한국노총 채널에 <전지적 버스 시점>이라는 제목으로 홍보 동영상 시리즈를 배포하고 29일에는 전국 버스에 노조 요구안을 담은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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